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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생각하며 #3. 벚꽃은 하나 하나 바람에 날리곤 합니다. 하얗게 그리고 곱게 꽃비가 내리는 듯 눈보라는 아니지요. 지금은 벌써 봄이니깐요. 그리움에 물든 추억을 하나씩 끄집어 내듯 따사로운 기운에 맞추어 구름 한점 머리핀하고서 흥겹게 왈츠를 추는 듯 합니다. 둘이서 꼬옥 함께. 외로움과 서러움 그리고 애틋함을 떨치고 새봄에 화사한 밝은 웃음을 가슴으로 듬뿍 담으면서. 하얀빛, 연분홍빛으로. 설레움으로 가득한 우윳빛 목련꽃이 들뜬 아지랑이의 몸짓에 날개짓 하더니 맨발로 얼른 찾아 옵니다. 함박웃음이 푸짐한 모습으로. 바람에 젖어서는 이내 곧 흩날립니다. 숨소리도 죽이며 조용하게. 추위에 품었던 아쉬운 사랑이야기로 두둥실 피었더니 후드득 도톰한 꽃잎으로 우두커니 떨어지니 잠시 머물러 더 마음이 찡합니다. 허전한 마음으로. 그늘이 없어 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따금 자줏빛 목련빛도 화려하게 비쳐지고 달빛에 비친 민낯은 너무 하얘서 봄밤을 더욱 환하게 밝힙니다. 소녀의 미소같은 목련은 얼어붙은 마음을 넌지시 흔들어 깨우며 봄 기지개를 도와 줍니다. 양지 바른 길 옆에선 짖궂은 오후 바람에 할미꽃이 자주빛으로 잡풀속에서 우뚝서서 그러나 고개 숙이고 하나 둘 흔들어 댑니다. 가는 길 쉬엄쉬엄 쉬면서 가라고. 줄기의 뽀얀 털은 마구 반짝입니다. 아직도 혹시나 추울까 하는 걱정으로 봄의 약속을 기어코 지키려고. 과수원 탱자나무 울타리에서는 참새들이 무더기로 솟아 오르고 이내 곧 쏱아지고 무척이나 봄맞이에 바쁜 듯 합니다. 가끔은 이름 모르는 새들도 나무 꼭대기에서 낭낭하게 소리내기도 합니다. 꼬리를 무척이나 바삐 흔들면서. 더 이상은 겨울이 범하지 못하게 가시와 함께 녹색 가지로 높은 울타리를 만듭니다. 하얀 꽃이 만발할 만춘을 기대하며. 봄빛이 뒹군 자리에는 순한 잎사귀가 파르르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조금은 헝클어진 차가운 기운이 남은 탓에 봄은 움추려 몸을 온전히 가누지 못하는 듯 합니다. 기운을 차리라고 가끔씩 내리는 봄비는 슬며시 봄을 움트게 하느라 들판을 바삐 적십니다. 먼 바닷가 하얀 빛 방울로 부서지는 파도는 갯바위와 모래를 봄으로 단장하라고 재촉합니다. 갯바위에 얼어붙었던 파도의 흔적은 얼마전 그 춥던 겨울이었음을 일깨워 주어 이 봄의 기운에 더욱 취하게 만듭니다. 낱낱이 반짝이는 모래사장에도 봄은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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