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듯한 이 언덕, 그 섭섭한 가을빛 끝자락에, 한 계절 푸르던 꿈이 마지막 가쁜 숨을 모으고 있는, 해마다 11월이 올 때쯤이면 나는 한 해에(1998 년) 몇 사람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기억이 머릿 속에 떠올라 유난히 가슴 저려 옵니다.
1998년 11월 9일 고 유문철동기가 병을 얻은 지 몇 달만에 저 세상으로 갔고, 평소 목동 한 동네에서 오랜 동안 그토록이나 가까이 지냈던... 봄 햇살 어지러운 건널목을 뛰어가듯 훌쩍 건너 가버렸는가.
그 해 7월 22일 미국 아리조나주 고속도로 위에서 자동차 전복사고로 나의 모친(당시68세)과 막내 여동생(재 보스톤, 당시 39세) 그리고 큰 여동생 (재 토론토)의 작은 딸(여고 2년), 3명이 동시에 이국의 낯선 고속도로 위에서 운명을 달리 했고. 하 그리 질정 못할 길 차마 떼어 놓고선.
공교롭게도 나의 부친은 그 먼저 1994년 11월 11일 오전 11시 11분, 간암으로 일부러 시간을 11이라는 숫자에 맞추기나 한듯이 돌아가신 일들하며......
하마, 또 11월이 오면 뉘 그리움밭 서걱이는 스산한 생각들만 가뭇없이 떠오르다 새어나가는가. 무심의 옥빛 하늘 속절없이 노을 한 뙈기 차려놓고 되돌아가는 듯 떨어진 꿈의 자리마다 시간의 낮은 뒤꿈치, 울프던* 가을빛 왜 저리 뜬금없이 고울까나!
벌써 몇년 전이 되어버린 '99년, 고 유문철 동기 1주기를 맞아 지은 나의 졸시 하나를 다시 적어 봅니다.
이 계절, 더러 친구를 생각하며 같이 읽었으면 해서.
*울프던 : 울고만 싶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