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순이 되자 제주에도 봄빛이 완연하다. 이상저온으로 벗꽃축제와 유채꽃축제는 꽃이 없는 속에서 행사가 끝났다. 중순부터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어 벗꽃 유채꽃이 만발하였고 한라산의 모습도 매일 볼 수 있다. 4월 17일에는 한라산 정상 등정을 하였다. 2월의 어려움을 경험삼아 이번에는 성판악을 출발하여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아침6시 법원을 출발하여 6시 30분부터 등산을 시작하였다. 250미터마다 위치를 알려주는 말뚝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성판악출발점은 해발 750미터 지점이다. 2시간20분 남짓 오르니 진달래대피소에 도달하였다.12시30분까지 여기에 도착하여야 정상까지 갈 수 있다. 27개의 말뚝을 지났다. 진달래 꽃망울이 아직 추위에 입을 꼭 다물고 있어 10일은 더 지나야 개화할 것 같았다. 정상 까지는 2.3킬로 남았다.말뚝을 9개 지나야 한다. 30분 정도 쉰 후 다시 갈 길을 재촉하여 1시간남짓 오르니 마침내 정상이다. 1930미터 지점까지만 갈 수 있고 1950미터인 정상은 출입이 금지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백록담물이 저 아래 파랗게 고여있고 산록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다. 녹담만설이 영주8경의 하나인데 4월이 되었지만 등산길 곳곳은 아직 눈으로 덮여 있고 정상부근 응달진곳은 잔설이 두껍게 남아 있다. 오늘은 보기 드물게 맑은 날씨여서 서귀포앞바다의 문섬, 섶섬이 바로 눈아래 보이고 멀리 성산 일출봉의 모습도 희미하지만 눈에 잡힌다. 동쪽편으로 펼쳐진 산록에는 사라오름과 성널오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라오름의 분화구에는 파란물의 고여 먼곳에서도 눈에 띈다. 만수가 되면 백록담보다 깊다고 한다. 등산길에는 좌우 숲속에서 노루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였다. 육지산에서는 볼 수 없는 정경이다. 10시30분 정상에 도착하여 1시간정도 식사를 하고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였다. 1800미터고지에 펼쳐진 구상나무숲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자태이다. 최근 온난화현상으로 구상나무의 번식이 어려워진다는 설명이 있었다. 하산길은 계곡을 낀 급경사에다가 눈이 두껍게 남아 있어 미끄러웠다.정상에서 용진각대피소까지는 1.9키로에 불과하지만 올라오기는 아주 험준한 코스이다. 왕관릉과 삼각봉을 보면서 하산하여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용진각약수의 맛은 제주물중에서도 최고라 할만큼 일품이다. 손으로 씻으니 온천수처럼 미끈미끈한 감촉을 준다. 8.7키로인 하산길을 모두 내려오니3시가 되었다. 예정되로 모든 일정을 끝낸 기념으로 막걸리를 한잔씩 나누고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 혼자서 심심하게 있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미안한 마음에 퍼브릭코스를 알아보니 마침한화봉개리조트에 시간이 비어 있었다. 급히 장비를 갖추어 도착하니 조용한 코스에 둘이서 9홀을 치게 되었다. 등산후 피곤한 탓인지 1번홀과 9번홀만 파를 하고 나머지는 적당한 점수를 기록하였다. 제주는 일요일오후 골프장이 한산한 편이다. 관광객은 모두 떠나고 제주사람들은 요금이 비싼 일요일오후에 칠 필요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참고삼아 제주의 골프장풍경을 묘사하면 마치 미국골프장과 같은 모습이 많다. 제주 사람들은 거의 시간이 되어 와서 운동만 마치면 바로 집으로 가는 편이다. 4월 네째주는 토요일이 노는 날이다.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왔다. 인사동에서 만난 문화예술계의 인사들이 만든 인사모라는 모임의 회원이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산과 낚시 골프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시간 노래방에서는 드물게 섹스폰연주자가 있어 모두들 흥겨운 밤을 보냈다. 금년 들어 주말 이틀 모두 날씨가 좋기는 4월 들어 지난 두주말이 처음인 듯하다. 일주일사이에 나무들이 연한 초록색으로 변하여 봄이 온 것을 실감나게 하여준다. 이번주중부터는 여러팀이 계속 방문할 예정이어서 누구를 초대할 생각은 아작 염두에 두기 어렵다. 비행기를 타고 와야 만나니 육지에서 보다 훨씬 정이 더 두터워지는 모양이다. 이번 주말부터는 다시 어떤 날씨가 펼쳐질지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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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감3
2005-04-25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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