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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新斗里 海堂花
이름   姜孟勳 등록일   2003-06-05 오후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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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5월31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 에가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砂丘를 둘러보았다.
이곳으로 가는 도중에 백제시대의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백화산 중턱에 올라 해안을 한번 내려다보았더니,이 부근은 나즈막한 산들이 길게 손가락처럼 바다로 이리저리 뻗어나가 있고 그 사이사이로 바다가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와있는 서해안 특유의 아주 경사가 느린 리아스식 지형으로서 마침 내가 여기 갔을 때는 썰물 때인지라 바닷물은 상당히 뒤로 물러나 조용히 숨쉬고 있었고 들어난 넓은 갯벌과 모래밭이 해안을 따라 활이 휘듯 좌우로 길게 펼쳐져있어 그저 완만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미풍에 맞춰 자아내고있었다

신두리 입구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꺽어 조금 들어가면 砂丘 보존지역이 나오는데 이곳의 모래알은 아주 작고 깨끗하여 마치 옛날 진주 남강변의 그렇게도 빛나던 金砂를 새삼보는 듯하여 상당히 기분이 좋았는데,요즘은 강이나 바다나 제방을 쌓아놓지 않은 곳이 거의 없는데다가 건축용 자재로도 워낙 값이 좋은지라 아마 어디로 가던지 이렇게 깨끗하고 엄청난 부피의 모래언덕을 보기가 참으로 힘이 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니 정말 여기까지 찿아온 보람을 일시에 느낀다.
砂丘 위로 첫발을 조심조심 내디디며 발밑을 유심히 보니 나팔꽃과 똑 닮은 갯맷꽃,보라색 꽃망울 갯완두,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이 부드러운 모래를 움켜잡고 나즈막히 불어오는 바람 속에 눈을 가늘게 내려뜨고 엎드린채로 햇살을 받고있었다

바닷가 반대방향으로는 어디까지 砂丘가 뻗어있을까...? 궁금하여 인적이 일체 보이지 않는 안쪽으로 발길을 돌려 비스듬히 발자국을 또박또박 남기며 돌아들어가니 큰 모래언덕 하나가 앞을 가로 막는데 여기서 어떻게할까..? 조금은 망설이다가 그래도 온김에 "저 큰 모래언덕을 넘어면 무엇이 있을까..?"하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모래를 타며 올라가니 문득 바람 속에 풍겨오는 향긋한 내음이 간간히 느껴져 홀린듯 나도 몰래 좆아가보니 이윽고 언덕 넘어 한발치 아래 가시덤불 해당화의 큰 군락지가 2군데나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해당화 이야기는 이때까지 많이도 들었지만 이렇게 바닷가 모래밭에서 가지가지 사이로 촘촘히 돋아난 가시로써 서로를 둘러앉아 부둥켜 안고 海風에 날리며 나즈막히 엎드려 피어있는 많은 해당화 꽃을 보기는 오늘이 처음인지라,이리저리 냄새를 맡아보고 바람에 날개를 움추리며 꽃잎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갖 힘을쓰는 외로운 한마리의 꿀벌처럼 그 주위를 맴돌다가 그 향기가 너무도 좋아서 결국은 다섯송이나 훔치고 말았는데,장미처럼 "똑" 부러지는 아름다움은 아니고 그저 촌뜨기 여인네같은 수수한 자태의 꽃이지만 다가가도 전혀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그 은은한 여성적 향기는 어릴 때 우리집 정원에 피곤하였던 치자꽃 향기만큼이나 매혹적이어서 나를 놀라게 하였다
더더구나 어찌나 이 香이 오래 가는지 연 3일동안 자동차 안에서 나를 킁킁거리게 만들었고 이후 너무 아까워 말라붙어있는 꽃잎을 고스란히 상자에 담아 내 책상 위에다 놓아두었는데 글을 쓰는 오늘도 뚜겅을 열면 그저 그윽한 향기가 난다.

海堂花야 !
너는 마음이 깨끗한가보다

푸른 바다를 늘 눈에 담고
맑은 바람 속에 그저 날려만 보내고
반짝이는 모래알에 맨발로 씻고서서
오늘도 편안한 蓮燈色 얼굴로
그 고운 香氣를 자아내고 있구나!

해당화야!
너는 마음이 깨끗한가보다...


2003년 6월5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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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斗里 海堂花 2003-06-05 姜孟勳 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