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행사 직전. 얼굴 사진에 이름이 쓰인 목걸이 명패를 받았다, 자주 보는 동기이거나 친한 친구가 아니면 이름 따로 얼굴 따로 분리되는 그러한 혼동을 막자는 뜻일 게다. 참석한 부인이 어느 동기의 어부인 인지도 알게 하자는 알리자는 취지일 테다. 우리는 때로는 일을 해주고도 욕을 얻어먹는 경우도 있다.
명패를 받고 보니 기분이 확 상한다. 내 이름에 다른 동기의 얼굴 사진을 붙여놓았다. 이 큰 행사에 신경 쓰고 챙겨야 할 것이 하나 둘이겠는가, 그러니 착오가 있을 수 있겠다고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틀릴 것이 따로 있지 하는 마음이 떠오르니 기분은 영 안 좋다. “제대로 좀 하지” 하고 투덜대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기분과 감정이 상하니 제대로 좀 하지 하는 불만이, 아니 받음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불만소리가 어떻게 귀에 들어갔나, 어떻게 기념잔치 행사가 끝난 나중에 유철 총무가 제대로 된 명패를 가져다 주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도 어떻게 바로 잡았는지 궁금하다. 늦었지만 더 늦지 않게 시정해 주었으니 고마운 일이었다.
(2) 오리무중의 방 키 행방, 30분 이상을 낙동강 오리 알이 되어 헤맸었다. . 호텔/리조트 숙박은 체크인을 하고 방키를 받아 시작하고 그 키를 반납하는 체크아웃으로 끝나는 것이니 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서울팀이 솔비치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대구팀이 먼저 도착해 있었고, 서울 동기 들이 도착하여 제일 먼저 한 일은 호명을 받고 방키를 챙겨 받는 일이었다.
대구팀, 서울팀, 각 팀의 총무가 대표로 키를 한꺼번에 받은 모양, 동기들 한 분씩 호명을 받고 자기 키를 받아 배정된 리조트 룸으로 향한다. 일주일 전 경맥 가을축제 때 김용휴 동기로부터 이번 행사의 리조트 하우스메이트(동거인) 일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어, 김용휴 동기가 호명 받고 키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으나, 자기와 방실이 같지 않다나, 알아보니 김갑용 동기와 같은 호실이란다. 전화로 확인하니 내 방 키를 따로 받지 않았다나.
어디에서 내 방 키를 받아야 하지? 서울 팀 유철 총무에게 전화하니, 대구 팀 총무에게 전화하라고 하고, 대구 팀에서는 프란트(안내 데스크)로 알아보라고 하고, 안내 데스크로 가보았으나 이미 다 받았으니 재발급은 안 된다고 하고, 내키는 그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한용운의 시 “알 수 없어요” 바로 그것이다.
발급 되었다는 내방키는 어디에 있는지. 누가 가져갔는지, 해결해 달라고 조르는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동기 행사 호텔 담당 코디네이트도 모르고 5시가 다되었을 때, 행사장 준비로 가있던 호텔직원이 이 소동을 알고 와서는 행사장에 어느 분이 키를 갖고 있다며, 안내를 받아갔더니, 대구 본부 동기회장 조동규 동기에게 안내한다. 동기가 131호 키 외에 몇 개를 더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나의 헤맴은 끝이 났다.
당시 조동규 동기는 내가 131호실 방 키를 찾아 헤맸고, 30분 이상을 이곳 저곳 쑤시고 다녔는지를 모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코 앞에 닥친 이건 행사 최종 점검 때문에, 방 키를 찾는 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망각해버릴 수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일이 이렇게 된 연유를 아는 게 중요하지 않다. 곧바로 있을 50-70 기념잔치 행사의 최종 점검으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상황이라 키만 받고 조용히 물러났다. 왜 그렇게 조동규 회장이 키를 갖게 되었는지 사실은 지금도 궁금하다.
이것도 하나의 해프닝이다. 완벽할 수는 없다고 쳐도 가장 중요한 방키의 주인을 찾아주는 일은 어느 것 보다 우선하여 제때 주었어야 했다. 방키를 찾아 헤메는 일이 없었다면 보따리를 방에 옮겨 놓고 행사 시간까지 여유롭게 호텔 주변도 살펴보는 산책을 즐겼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아 있다.
그래도 이런 해프닝이 있어 50-70 행사를 생각하면 키를 찾아 헤매며 동분서주하던 그때의 일이 떠올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나도 한마디]
이원근
즐거워야 할 행사를 앞두고 자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많이 불편하게 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