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시원한 바람과 함께 그동안 북쪽으로 달아나버려 까맣게 잊고 있었던 동녁 햇살이 다시 내곁에 조용히 발을 가지런히 뻗고 들어와 어린이 같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고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 ! 드디어 熱暑가 가고 立秋하였음을 문득 깨달았다
높고 푸른 하늘로 부터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맑은 바람과 밝은 빛이 여름동안 무성히 자란 나뭇잎을 곱게 씻어 빗질하니 이미 빛과 그림자가 너무 뚜렷하구나!
벌래소리는 여전히 시끄럽고 햇빛 부딪치는 밝은 곳은 아직도 눈부시게 따갑도록 熱氣를 뿜어내며 남은 여름은 그 지리한 고개를 숨가쁘게 넘고있다.
그리고, 가을은 그 길어진 그림자로 슬며시 계절의 문턱을 넘어선다.
**8월8일은 立秋인데 그날은 흐리고 무더워서 "설마설마" 하였는데, 금주부터는 본격적으로 한낮에는 그림자의 윤곽이 꽤나 뚜렷해져 가을이 가까히 왔음을 확신하였다.
가을에는 그림자가 뚜렷해지고 날이 갈수록 점점 길어지는데, 이 陰影이 선명해지는 원인은 高氣壓이 발달하여 공기가 맑아지고 습기가 적어져 태양광선의 산란을 막아 빛의 직진성이 높아져 나타나는 현상이고,그리고 夏至때 피크를 때린 태양의 고도가 이 때쯤 본격적으로 그림자가 가장 잘 보이는 각도가 되고 그리고 매일 조금씩 고도가 떨어지니 이에 맞춰 그림자도 자연히 점점 커져가는 것이다. 여기서 태양의 고도가 너무 지나치게 떨어지면 빛이 통과해야하는 공기층이 두터워져 오히려 산란이 심하게되어 그림자는 비록 더 길어지지만 현저히 그 윤곽이 흐려져 우리의 눈을 끌지 못하게 된다.
또 지금과 태양의 고도가 비슷한 4월말에서 5월초 사이에서는 이상하게도 "그림자" 라는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데,이때는 겨우 철쭉꽃이 필 무렵이라 나뭇잎들이 어리고 작아서 그림자다운 그림자를 만들지도 못하고 또한 기압의 배치도 강한 고기압이 아니라서 빛의 산란이 심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2003년 8월14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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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秋
2003-08-14
姜孟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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