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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기행2-장사에서 귀부인을 만나다
이름   하숙생 등록일   2007-03-01 오후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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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다시 익명으로 쓰구만요. 동기들. 이름 밝히라고 하면 안 쓸래요. 그냥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요런 놈도 있네 하고 가볍게 보아 주세요.


장사에서 귀부인을 만나다.

Ⅰ.
강서江西의 남창南昌에서 호남湖南의 장사長沙로 가는 고속도로의 연도는 한 겨울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남창의 팔일대로八一大路에 있는 장도長途버스 정류장을 저녁 6시에 출발한 공조空調 쾌속버스는 마주 오는 차도 별로 없는 어둠 속을 달아나듯 헤치면서 질주한다. 밖을 내다보아도 온통 캄캄할 뿐이다. 나그네의 가장 큰 기쁨인 조망권을 뺏겨버려 오직 하늘에 듬성듬성 퍼져있는 별만 쳐다보고 위안을 삼는다. 그 역시 외로워 보였기 때문일까?
시간이 자꾸 지나갈수록 슬슬 걱정이 찾아든다. 생전 처음 가보는 역사의 도시 장사. 이 도시에 자정께나 되어야 도착한다니! 게다가 도착 정류장이 외곽지의 동참東站이란다. 창사에 도착하더라도 예약해 놓은 빈관까지 가는 일에 갑자기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자정 즈음하여 도착하였다. 보조배낭을 어깨에 메고 부리나케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잡아탔다. 기사에게 오일대로五一大路에 있는 빈관의 이름을 말해주고 나서야 느긋해졌다. 객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피로감을 느꼈다. 󰡒빨리 샤워나 하고 한 숨 자야지, 그래야 아침 일찍부터 빨리 설쳐 귀부인을 만날 것이 아닌가!󰡓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니, 이게 웬일인가! 큰 배낭이 아무리 찾아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불현듯 버스에서 내릴 때 택시를 타지 못 할까봐 잽싸게 설치다 그만 아래 짐칸에 넣어둔 것을 깜빡하고야 만 것이 생각났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가방 속엔 이번 여행에 꼭 필요한 것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는데 잃어버리면 귀부인을 만남도 만남이려니와 이 여행 자체도 부득불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보이는 것이 없었다. 어서 빨리 정류장에 가야만 했다. 마침 빈관 앞에 대기상태의 택시가 있기에 급히 올라탔다. 무조건 빨리 가자고 했다. 굵은 검은 테 안경의 늙수구레한 기사는 이 늦은 밤에 드나들 차도 없는 정류장에 왜 그리 급히 가자고 하는지 의아해 하는 것 같았다.

Ⅱ.
장도동참의 주변은 칠흑과 같았고, 동참의 건물도 불을 다 꺼놓아 난감하기가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무조건 동참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의 난로 주변에 서너 명의 젊은이들이 서로 떠들면서 키득거리고 있다가 내가 워낙 초조해 하면서 황급해하니 무슨 일인가 물었다. 중국어와 필담을 통하여 상황을 설명하였다. 알고 보니 이들은 여기의 복무원들로서 일이 막 끝나 자러가기 전에 불을 쬐면서 노변정담을 즐기는 중이었다. 내 이야기를 듣자 그들은 부리나케 버스를 수배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자기들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보고 숙직실로 가서 자려고 누워있는 사람마저 일으켜 세우는 둥 여러 경로를 거친 다음 겨우 버스 기사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어 연락이 닿았다. 그 기사의 말에 따라 정류장 외곽의 넓은 버스대기장으로 갔더니 어이쿠 철문이 잠겨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수 없이 안에 자는 사람을 깨워 버스로 갔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정신없는 내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자책과 자괴가, 게다가 나 한 사람으로 여러 중국인을 괴롭힌 이 상황에 대한 미안함에 실소가 앞섰다. 내 배낭은 기사에 의해 객석에 옮겨져 놓여 있었다. 생판 외국에서 그것도 한밤중에 혼자 내동댕이쳐진 가방마저도 반가와 하기보다는 오히려 나를 치어다보며 측은히 여겨 안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좌우간 눈물이 날 지경으로 반가웠다. 배낭을 못 찾으면 어떡하나, 별의별 생각을 다 했던 괴로운 순간은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잔잔한 기쁨이 번져 나왔다. 그들은 내 배낭이 맞는 가를 묻더니 나에게 사무실로 따라오란다. 배낭을 바퀴로 끌고 넓은 정류장 마당을 따라가면서 기쁨도 잠시, 이제는 나 혼자서 이래저래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얼마나 사례를 하면 될까? 이들이 나에게 얼마를 요구할까? 󰡓짐을 찾은 기쁨이 다시 짐이 되어버렸다. 󰡒옳다. 돈을 얼마만큼 주자󰡓그러면서󰡒수고했다고 담배나 사 피우라고 하자󰡓 라고 마음먹고 지갑에서 별도의 돈을 꺼내 호주머니에 따로 챙겨 넣었다.
사무실 안에 들어가자 그들은 배낭 안에 혹시 없어진 것이 있는가를 확인하라고 하였다. 배낭의 번호 열쇠가 내가 맞춰놓은 그대로라니까 수고했다면서 빨리 가서 쉬란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중 내 배낭을 찾는데 가장 힘을 써준 30대 초반 쯤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자기가 택시를 잡아주겠다며 따라오란다. 겨울 한밤의 칠흑 같은 정류장은 낮의 뭇 군상들의 시끌벅적한 혼잡을 도저히 연상할<

[나도 한마디]
유석종  중원을 휘젖고 다니시는 분, 부럽습니다. 인생 백년 유한한데, 2000천년의 세월을 유영하다니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계속 좋은 여행담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2007-03-05 오전 10:50:00 x

권태성  참 멋진 여행을 하고 다니는 나그네군. 이렇게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유적지를 답사하고 또 그들의 생활 속을 속속들이 체험하는 여행 참 좋아 보이네. 나중에 모아서 여행기로 엮으면 좋을 듯. 2007-03-02 오후 3:21:00 x

오중관  중국지명이름을 한문과 그한문을 한국발음으로 명기하니까 훨씬 이해도가 높습니다.생생한묘사와 심각한비유와은유는 그 나그내가 과연 우리동기임이 분명한데 하여튼 다음 기행기를 학수고대합니다. 2007-03-02 오후 2:50:00 x

박문송  이름 안 밝히면 나도 안 볼래요. 하지만 글이 넘 재밋어 안 보면 손해일 것 같네. 그냥 요런 놈이 아니라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요즘 보기드문 멋진 풍류객이시라 뉘신지 더욱 궁굼해지오. 2007-03-02 오후 2:24:0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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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기행2-장사에서 귀부인을 만나다 2007-03-01 하숙생 1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