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은 7월 3일 3시 55분... 한참 자야 될 시간에 나는 잠 못 이루고... 한국은 여기보다 15시간이나 빠르니 자네는 시방 오후 6시 55분이 되었겠구나. 지난 토요일 6월 30일은 이 나라 국군의 날로서 모쪼록 연휴가 되어 2박 3일로 어디 좀 잽싸게 갔다가 돌아와 보니 동기 홈피에서 불현듯 아버님 부고와 거의 동시다발로 자네의 삼일장례를 무사히 치른 데 따른 감사의 답례인사를 멍하게 듣게 되는구만. 늦었지만 삼가 아버님의 명복을 빌며... 한 10년은 더 오래 사셔야 할 분이 서둘러 떠나신 것 같아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네. 자네 집이 서울 등촌동인가 어디 국군통합병원 근처에 있었을 때 아버님을 마지막으로 뵈온 것이 거의 30년이나 지났으니 그때 은행장을 그만두시고 집 정원에서 화초를 가꾸시던 어른께서 참으로 풍채가 좋으셨고 멋장이셨는데...생각해보니 바로 지금의 우리 나이쯤 되셨던 것 같네그려. 우리가 앞으로 과연 30년을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네만 하여튼 세월이 참 요상하고 무상함을 다시 한번 절감해 마지 않네. 내가 자네 가까이 있었으면 나이 40줄에 이르도록 윈드서핑 같은 당찬 운동으로 다져진 자네의 그 팔팔한 팔뚝이라도 붙들고 아버님 영전에 비실비실 술이라도 한잔 올렸어야 했을 텐데... 주환아! 작년 9월에 광우랑 함께 그렇게 오다가다 잠시 만나자마자 그냥 헤어졌던 게 영 마음에 걸렸다. 고작 연대 제민이 좁아터진 연구실에서 한국 제일의 경제학 석학의 대우가 겨우 요거 정도밖에 안 되냐고 울분을 토로하며 요그루트만 작살내던 일만 기억에 남아있구나. 다음에 언제 다시 만나면 꼭 한번 푸짐하게 밥이나 같이 먹고 옛날처럼...해밀턴에 가서...밤새도록...뭐할라고??? 잠이나 실컷 자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