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세계'는 창간 1 주년 기념으로 '이 시대의 시인' 특집을 마련, 그들의 시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그 중 침묵과 여백을 되새기게 하는 남순대 시인의 '11월'('시조세계'2001년 겨울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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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넓게 쓴 것은 '11월'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배려 일 것이다. 이는 각 시행 사이의 쓸쓸한 풍경을 더 적막하게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나무 사이 들바람도 죄다 빠진 저문" 시각, 나무와 장승 그리고 화자는 깊은 침묵 속에서 서로 고독하게 교감을 나누고 있다.
여름내 무성하던 잎이 온갖 색으로 제 생을 태우고 돌아간 휑한 들 사이, 이 모두 한층 넓고 멀게 느껴지는 게 11월이다. "맨몸", "앙상한","저문","여윈",등의 표현은 이런 한결같이 비어 가는 11월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들은 "나무와 장승" 그리고 "강\"사이에서 침묵을 더 넓게 확산 시킨다. 그러나 서로 그 간격을 뛰어넘지 못하고 그리움을 그냥 견딜 뿐이다. 감정도 그만큼 절제되어 있다.
서로 닿을 수 없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만 하며 타자의 고독을 나누지는 못하듯, 화자의 그리움 역시 행간에 깊숙이 숨겨진 채 옅은 먹물처럼 얼비칠 뿐이다. 11월의 풍경을 담담히 묘사하는 안정된 어법과 절제된 어조가 돋보인다.
- 열린시조 2002년 봄호, 이 계절의 문제작, 계간평/정수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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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1월
2003-11-05
남순대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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