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말대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子曰 …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論語』, 「爲政」)이라면,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사마천과 사기
제가 오늘 동기 제형들에게 권하고 싶은 고전은 『사기열전』 권109, 이장군 열전(李將軍 列傳)입니다. 굳이 『사기』(史記), 그 가운데서도 ‘이장군 열전’을 선택한 이유는 ‘이광’은 제가 삶의 사표(師表)로 삼고 있는 사람이고, 동기 여러분도 알아둘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입니다.
이장군 열전을 같이 읽기 전에 『사기』(史記)라는 책에 대해 잠시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기』는 중국 전설시대 황제(黃帝)부터 한 무제 때까지 3,000년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제왕의 전기를 기록한 ‘본기(本紀)’ 12편, 연대기인 10편의 표(表), 법, 천문, 법제, 예법, 음악, 치수에 이르기까지 제도 문물의 변천, 학술의 전망과 발달사를 다룬 8편의 서(書), 제후를 기록한 세가(世家) 30편, 영웅, 호걸부터 정치가, 군인, 학자뿐 아니라 거리에서 살아가는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전기를 기술한 열전(列傳) 70편 등 모두 130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기』의 원래 제목은 ‘태사공서(太史公書)’로 52만 6,500자[저는 세어보지 않았습니다만...]나 되는 방대한 저작이자 세계 최초의 통사(通史)이기도 합니다.
『사기』 이전의 역사서는 시대별, 연월을 따라 사실(史實)을 기록하는 편년체(編年體)였습니다. 공자가 저술한 『춘추』, 좌구명의 『국어(國語)』 편년체입니다. 『사기』는 이 편년체에다 개인의 전기를 더 첨가했는데, [본기]와 [열전]에서 명칭을 따서 ‘기전체(紀傳體)’라 불리는 새로운 역사서술 방법이 『사기』에서 시작됩니다. 『사기』는 이후 동양 역사서술의 기본이 됩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도 제목과 편제 등을 모두 『사기』에서 따왔습니다.
요즘 『사기』가 중립적인 역사서가 아니라 ‘한(漢)나라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담은 이념서적’이라고 주장하며 ‘사실(史實)은 자신의 이념을 해설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모든 역사서는 어떤 이념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일 수 없는 만큼 역사도 중립적이지 않으며, 역사서 또한 객관적 사실만 담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기』가 비록 한나라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담은 책이라고 해도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며, 우리는 그것을 감안하여 읽으면 그만입니다. 아울러 사기열전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것이 많은 책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올 휴가 때 한 번쯤 시간을 내어 ‘사기열전’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엇보다 ‘사람 이야기’가 재미있을 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법이니까요.
『사기』를 저술한 사마천(司馬遷, BC 145?~BC 86?)도 꽤나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사마천은 한 무제 당시 천문 역법과 도서를 관장하는 태사령(太史令) 사마담(司馬談)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장성한 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태사령이 되었고,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사기』 집필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사기』를 저술하던 사마천은 흉노의 포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투항한 이릉(李陵) 장군을 변호하다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봉건시대 남자로서 가장 치욕스럽다는 궁형(宮刑)을 받습니다. 훗날 사마천은 친구 임안에게 보낸 편지 ‘보임안서’(報任安書)에서 “사람이란 본디 한 번 죽을 뿐이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기도 하고 어떤 죽음은 기러기 털만큼이나 가볍기도 하니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른 까닭입니다(人固有一死, 死有重於泰山, 或輕於鴻毛 用之所趨異也). … 저는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하여 명산(名山)에 보관하였다가 내 뜻을 알아줄 사람에게 전하여 촌락·도시에 유통되게 한다면 이전에 받은 치욕에 대한 질책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니 비록 만 번이나 주륙을 당한다 해도 어찌 후회가 있겠습니까?”라고 당시 『사기』의 완성을 위하여 치욕을 감수하고 ‘살아낸’ 심정을 술회합니다.
앞서 사마천이 이릉 장군을 변호하다 화를 입었다고 했습니다만, 오늘 우리가 읽을 ‘이장군 열전’의 주인공 이광은 바로 이릉의 할아버지입니다.
이광, 무형(無形)의 지휘관
한(漢)나라는 초기에 흉노족과의 충돌이 잦았습니다. 흉노는 북방 유목민족으로 종족 대다수가 말을 잘 타고, 활쏘기에 뛰어나 한나라는 흉노족과의 싸움이 쉽지 않았습니다. 사기열전에는 흉노와 싸움을 벌인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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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 권109, 李 장군열전
2008-05-18
南淳大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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