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농장 대표인 전희식동기가 이번에 석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나이에 무슨 학위 를 갖고 안 갖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의 인품을 우리 동기들이 다 아는지라 크게 축하해주어 마땅 한 줄로 압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동기는 우리 동기회에서 총무를 5년인가 7년인가 (정확히는 기억을 못하겠습니다.) 맡아했고 회장도 지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기들에게 심어진 인상은 그가 만년 총무란 느낌일 것입니다.
큰 행사 때마다 농장 트럭에 텐트 싣고와서 치고 자기농장에서 맛좋은 암퇘지 골라 손수 잡아 삶아와 우리 동기에게 대접하고,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서문시장 다니면서 추리닝 모자 맞추고 다닌 사람 아닙니까? 온갖 궂은일 뒤치다꺼리 다하면서 허나 그 친구 푸념이나 목청 높여 무슨 얘기하는 것 들어본 일 있습니까? 그저 조근 조근히 자기가 알고 있는 일 경험한 일만 조용히 이야기 해줄 뿐입니다. 저도 오랜만에 그 친구를 볼 때 자네 요즘 우예 지내노 묻습니다. '내야머 장하는일 아이가 돼지믹이고 있자나' 그게 답니다.
이런 친구가 나이 50줄이 넘어 사상사 쪽으로 논문을 썼습니다. 제목은 「儒家의 入世主義와 佛敎의 出家主義 대한 비교고찰」입니다. 낮에는 고된 농장일을 하고 밤에는 그 힘든 한문 중국사상사를 혼자 깨치는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열정은 사뭇 존경의 염을 불러일으킵니다. 논문의 내용은 제 어두운 눈으로 보아도 이해가 될 정도로 진실된 그의 삶이 배어 있는 듯 합니다. 초월적 형이상학적 요소가 강한 불교사상과 인본주의적이며 현실적 요소가 강한 유가의 전통이 중국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급한 제가 향후의 학문적 관심을 물으니 박사과정보단 한문읽기는 취미가 있어 계속 한문공부도 더하고 싶고, 중국을 몇 번 더 방문하여 중국인의 삶 속에 녹아있는 그들의 사상을 엿보고 싶답니다.
이렇게 귀중한 책을 전동기로부터 받고 보니 그저 감격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여 언제 전동기가 틈이 나는 대로 조촐하나마 축하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모자라는 제가 감히 제안을 올려봅니다. 우선 격려와 축하의 말을 먼저 올리고 날짜가 잡히는대로 게시할 터이니 시간이 되는 동기들은 연락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