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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 년전 오늘
이름   추연수 등록일   2004-06-29 오후 2: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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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9 년전 오늘

그땐 봉직의를 끝내고 서울 인근 도시에 개업을 하고있었고,

집은 무너진 삼풍백화점과 담하나를 사이에 두고있는 아파트에 살고있다

오후늦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 야 지금 나 주유소에서 기름넣고있는데 (삼풍백화점 맞은편에 삼풍 주유소임)

삼풍 백화점이 폭파되었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건물이 폭파되면서 사람들이 날아와서 길에 떨어져 죽은 것같애....

병원 문닫고, 빨리 집으로 와라...."

"뭐 .. ?? 알았어. 일단 집에 전화 해보고 ...."

직원에게 대합실 TV 를 틀어서 속보가 나오나 보라하고 집으로 전화 했다.

작은아들 ( 학기말고사 중이라 시험을 치고 집에와서 한숨자고 있었다.)이 전화를 받는다.

"엄마는 ..."

잠에 취한 목소리로

"배추사러 백화점 갔어..."

이때 미끼 상품으로 배추를 염가판매를 한다고 하여 아침에 배추사서 김장하겠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갑자기 정신이 멍하며 가슴이 답답하여진다.

" 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데 ....

배란다로 한번 가서 봐라."

백화점과 담하나 사이에 바로 옆 옆동이라 항상 백화점 건물이 우리 거실에서 보인다.

"애이 아빠. 건물이 그냥 보이는데...

뿌연 연기만 많이나...."

- 우리집에서는 삼풍백화점건물 중 겨우 남은 엘레베이터부분이 잘보이고 그 옆 무너진 부분은 앞동에 가려 잘안보임 -

" 야 임마. 잘 봐 ... 그리고 엄마 찾아봐..."

이러는데 전화가 끊어졌다.

다시 전화를 하니 통화중....


다시 집에 전화 하니 이때부터는 발신음도 떨어지지 않는다.

직원이 TV에 나온다며 보란다.

"속보 삼풍아파트 붕괴" 란 자막이 나온다.

병원 문닫고 집으로 가니 테헤란로 강남역에서 교대, 서초 역 사거리 까지 통행금지이다.

얼마전에 구입한 핸드폰으로 집으로, 친구에게, 또 이웃집에 전화를 해봐도 모두 불통이다

차를 이리 저리 돌리며 집을로 가는 골목길을 찾아보니 모두 차단 되고, 차를 두고 가려해도 둘 곳이 없다.

이때 다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 야 너 마누라 백화점 앞 지하주차장 입구 2-30 미터 못 미쳐에 있더라.

혼이 빠져 나도 못 알아 보더라. 내가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가 엘레베이터에 태웠다.

그리고 부상자 싣고 성모병원 데려다 주고 집에 와서 이제 전화가 되어 연락한다..."

이러는데 다시 통화 중단. (이때 핸드폰은 사용자가 적어서인지 가끔 통화가 되기도 했다)

다시 차를 돌려 고속터미널로 가다가 고속도로 반포 IC 에서 불법 U-tern을 하여

삼호가든아파트 4차 뒷골목으로 가니 그곳도 막는다.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집이 이 앞 아파트라 하니 겨우 통과시켜주어

아파트진입로로 들어오니 소방차 경찰차 언론사차들 수백대가 길을 막고있었다.

주민임을 밝히고 한켠에 차를 세우고 보니

우리아파트는 언론사들의 차량으로 가득차있었다.

30 분만에 오는길을 2시간 이상걸렸다.

집에 가보니 마누라 혼이 빠져있었다.

물 한잔에 마른입을 적시고 나니 긴장이 풀린다...........


조금있으니 통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구조대가 굶고있으니 집에남은 음식,반찬, 모두 가지고 나오란다.

라면, 김치하고 밥은 없어서 쌀을 가지고나가니.

관리사무소에서 차일을 주차창 한면에 치고있다

밥을 할 솥이 없어서 쌀은 다시 가지고 와서 집에서 밥을 하여 퍼날랐다.

주위에 실종된 이웃들 이야기가 마음이 아프고,

마누라가 살았다는게 고마워 힘든 줄도 몰랐다.

(일분만 빨리 백화점에 갔어도 ....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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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야기 ----

1. 참 많이 울었다

이웃들 중에 많은 사람이 죽었다.

자주만나고 인사하고 지나던 사람들도 많았다.

주로 부인들이 사망하였고 엄마없는 쟈녀들이 많이 생겼다.

한달여에 걸쳐 상여가 나갔다.

2. 참 많이 분개 했었다.

2일전 백화점을 가니 지하슈퍼쪽과 5층 식당가 로비가 뭔가 훤해졌었다.

나중에 들으니 기둥을 짤라냈다나.. - 무식하고 용감하기는

3. 참 많이 욕했다 .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를 보고....

이름 난곳에서 봉사나오신 분들 보고

- 높은사람들만 오면 눈도장 찍기만 하고,

기자들 사진찍을 때만 열심히 봉사하는 체하고 -

** 이후로 나는 모 회비를 내지않는다 ...

우리나라 제일을 자처하는 기업,

-- 봉사를 위해 나온 사람들보고 물자는 무한정 대어 줄터이니

자기들이 제공하는 회사마-크가 찍힌 모자를 쓰고,

천막 잘보이는 곳에 붙이는 조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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