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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5일 관악산 납회 산행 회고 한 해가 기울고 있다. 한뫼회는 12월 5일 첫째 일요일에 납회산행으로 관악산을 다녀옴으로써 1월의 북한산 여성봉을 올라 첫 산행을 시작한 이래 모두 12번의 산행(말미에 기재)을 무사히 마쳤다. 관악산은 나와 낯설지 않다. 자주 오르고 내린 관계로 많은 길들이 눈에 익은 편이다. 관악산을 빼놓으면 나는 길을 잘 아는 산이 없다. 한뫼회 산행 행선지를 정할 때는 나는 전혀 끼어들지도 않지만 나를 끼워주지도 않는다. 회장과 등반대장 등이 상의하여 산행지가 정해지면 그냥 따라가는 편이다. 그간 한번도 물어오지 않던 남 회장이 이번 납회 산행을 어디로 했으면 좋겠느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우물쭈물한다. “내가 아는 산은 관악산 밖에 더 있나, 작년 말에는 도봉산을 갔었고, 하산하여 입구에서 간단한 식사로 뒤풀이를 마치고 이동하여 도우미가 있는 미아리 노래방으로 왔었고 ….”라고 1년 전을 들먹이면서 질문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말만 늘어 놓는다. 잘아는 편인 관악산은 동기들 중에서 불화(火) 기운이 많아서 북한산에 비해 물이 적은 산이라느니, 돌멩이 바위 길이 많아서 흙산 청계산에 비해 산행 감이 좋지 않다느니 하고 관악산을 비하하는 듯한 말들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서, 또 내가 거의 매주 다니는 산이라서 굳이 관악산을 추천하지 않는다. 또 추천할 정도로 잘 아는 다른 산이 없기 때문이다. 남회장이 관악산 말을 꺼낸다. 말이 나온 김에 그래 아무리 그래도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관악산에 가야제”하고 내 심중의 말을 내뱉는다. 관악산 지킴이라고 별명을 붙이던 남회장이 웃으면서 “그렇제” 하고 수긍하는 눈치다. 언뜻 머리에 시흥사거리에 있는 민속주점 “최진사 셋째 딸”이 산행 후 뒤풀이 집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렇다. 작년 5월에 관악산 산행을 마치고 찾아 갔던 것처럼 호암사 옆길로 하산하여 시흥으로 가면 당일의 뒤풀이 뿐만 아니라 한 해의 마무리도 되겠다. 그것이 동문서답이 되지 않고, 전화를 걸어온 의도에 부합하는 답일지도 모른다. 이번 납회 산행지는 관악산으로 하되 지난 해와 같은 코스인 삼막사를 거쳐 호암사 옆길로 하산하는 것으로 코스를 정하고 전화를 마친다. 산행 전일 비가 내렸고 당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영상의 기온이기는 하지만 몸이움츠려지는 차가운 기운에 바람까지 거세다. 서울대 앞 정류장에서 관악산 입구 쪽으로 약간 내려와 추위와 바람도 피하면서 약속한 동기를 기다리며 커피 머신에서 밀크커피를 빼 마시기도 하고, 후드를 꺼내 자켓에 끼우는 동기도 있다. 신경외과 의사 이상원이가 마지막으로 도착하니 오늘 참석자는 이상현 부인 방여사를 포함하여 모두 14명이다. 매표소가 있는 관악산 만남의 광장 매점에서 막걸리 7병과 소주 3팩을 사서 가까이 있는 순서대로 한 사람에게 한 병씩 맡긴다. 출발을 시작하니 10시다. 날씨 탓으로 등산객 수가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입구 막 지나면 서울대 옆 계곡 길로 들어서는 한쪽에서 “1,000원이면 살릴 수 있는 생명입니다.”라고 합창하며 어린이 백혈병의 환자를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며 서 있던 몇몇의 어린 여학생들이 오늘은 추운 날씨 탓인지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등반대장 구상교가 동행하기는 하지만 내가 앞장서 안내하기로 하였다. 코스는 출발점에서 제2광장, 철쭉동산을 지나 짧은 오르막길 낮은 깔딱 고개에서 우측의 능선을 타고 국기봉을 거쳐 삼막사에 가는 것이다. 이번에는 계곡 길은 피하고 능선을 택한 이유는 능선에 올라서면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기는 하겠지만 되돌아 보는 전망이 시원하기 때문이다. 시선을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차례로 돌리면 팔봉 능선, 오봉 능선, 연주대, 그 능선 아래 산 기슭으로 또 시선을 옮기면 관악산 한 자락을 넓게 차지하여 사철 내내 계속 새로운 건물을 지으며 관악산의 환경과 전망을 해치면서 길게 펼쳐 자리잡고 있는 서울대 캠퍼스와 그 왼편으로 저 멀리 여의도 63빌딩 등 먼 곳의 시내도 볼 수 있다. 제2광장을 지나 철쭉동산에서 제4야영장으로 이어지는 작은 고개 깔딱 고개에서 우측으로 능선으로 올라섰다. 모두들 능선에는 내려다 보는 전망이 시원한 모양이다, 그냥 지나가기에는 뭔가 아쉬운가, 누가 대구의 권창근 동기가 안 왔나 하고 농을 한다. 창근이의 말을 빌려서 표현하면 창근이의 사진 찍는 취미활동에 우리가 기꺼이 우정 출연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잎을 떨구어 버린 색깔 없는 활엽수 나무 가지에 뚜렷이 대비되는 소나무 들, 홀로 생생히 살아 있는 듯한 그 숲의 푸른 색깔이 더욱 돋보이는 계절이다. 올라가는 능선 길 몇 군데는 바위를 밟고 지나가게 되고, 중간쯤 오른 어느 한 곳에서 한 동기가 바위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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