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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벽, 김문곤 동기의"기상"소리에 모두 눈을 떴다.시각은2시45분. 에제 장마비 같은 빗줄기를 걱정하면서 동동주와 소주로 잠을 청했건만 자다 깨다한 탓에 머리는 멍한 상태. 먼저 바깥을 확인했으나 야속한 비는 줄지 않고 일행의 가슴을 압박한다. 얼마나 오래 준비해온 행사인데... 그러나 여기서 시도도 않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모두 말은 않지만 포기하려는 눈치는 보이지 않는다.모두 준비물을 확인하고 방수 투습의와 판초우의를 덮어쓰고 식당 문을 나선다. 아차, 그래도 사진은 한장 찍어야지-마침 밤새워 일한 식당 아주머니와 새벽술을 걸치는 젊은이가 있어 쉽게 일행의 모습을 기록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어둠 속으로 난 길로 용감하게 발을 내딛는다.시각은3시10분 빗줄기는 예상보다 굵어 금새 후두득 등을 적신다.바람도 인다. 어제밤 공들여 각자의 발가락을 종이테이프로 감고 양말속에 비누가루도 집어넣고 결의를 다진 것이 허사가 되나... 벌써 불안감이 들고 뿌연 밤안개 처럼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계단길로 접어들며 조금씩 숨도 차온다.어차피 우중종주란 성공과는 거리가 멀기에 방수 투습의 상의만 걸친 나는 금새 바지부터 젖어온다. 벌써 새벽예불이 시작됬는지 범종 소리와 함께 스님 독경 소리가 들린다.창백한 가로등 불빛과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혼자 비오는 밤에 산길을 간다면 두려움으로 감행키 어려울 것 같다. 서로 보조를 맞추기 위해 속도를 줄이거나 쉰다. 운동으로 몸을 다져온 김재경은 예상대로 발걸음이 날래 보인다. 어디에도 비 피할 곳은 없다. 이제 비는 등을 타고 내리고 바지는 달라 붙는다. 고투끝에 관봉에 올라섰다. 김문곤 동기까지 올라서자 시계는 4시20분 약1시간10분 걸린 셈이다. 세찬 바람이 건너편 골에서 올라온다.잔 나무가지는 부러질 정도다. 약사여래불 앞에는 한 아주머니가 이시간 이풍우 속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이것이 부모의 사랑이란 말인가... 나는 언제 저런 애절한 기도를 올린적이 있었던가? 비를피해 암자뒤 기도방으로 들어 젖은 옷을 벗고 몸을 말렸다. 바람은 기도실 유리창을 깨뜨릴 듯이 세차다. 아무도 종주강행을 얘기않는다. 나의 눈치도 보는 것같다. 강태호는 그사이 부처님앞에108배를 하고 왔다. 우리는 김문곤 동기가 가져온 소주를 나눠 비웠다. 실패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면서.여기서 강행은 사고를 유발할 뿐 30분도 더 나아가기 어렵다고 판단 후퇴를 결정했다. 동이트는 산길을 내려오면서 마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명분이 있었기 때문일까? 따뜻한 식당 난로와 해장국이 그립다. 다음에 재도전을 다짐하면서 우리는 "눈물"아니"빗물"의후퇴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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