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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함께 하며 행복했었네 지난 일요일 올해를 마감하는 한뫼회 납회 산행이 있었고 이어 회원들은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그날 아침, 간밤에 내린 눈으로 은백색으로 변한 세상으로 집을 나섭니다. 손도 시리고 간간히 부는 바람이 차기만 합니다.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 듯이 맑은 하늘로 되돌아와 있습니다. 간밤 남순대 한뫼회 회장은 11시가 넘어서 모임에서 한잔 걸치고, 바깥으로 나오니 세상은 눈은 하얗게 쌓여있고, 계속 쏟아지는 함박눈에 당장 내일 산행 모임이 무척 걱정이 됐나 봅니다. 잠들려는 사람 깨우는 전화를 받으니 남회장입니다. 바깥을 한번 내다 보라고 하면서 이대로 산행을 해야 할지 걱정을 합니다. 우천불문이라고 게시하지 아니했느냐고 하면서 일부러 눈 보러 가는 사람도 있는데 무슨 걱정이 되냐고 동문서답을 하며, 그래 아무도 안 나오면 회장과 총무 두 사람 만이라도 가면 되지, 시인과 눈 온 산길을 걸으면 멋지겠다고 웃으며 응답합니다. 회장은 그래 설천우천불문(雪天雨天不問) 산행은 간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버스로 갈아타며, 시간 내에 닿을지, 몇 명이나 올지 걱정이 됩니다. 시간 전에 먼저 도착한 장도석 동기는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집합장소가 원지동 느티나무가 맞느냐고 전화를 해옵니다. 우리 몇몇은 김용휴 부부가 저쪽 한 켠에 서 있는 것을 봅니다. 부인을 처음 데리고 일찍 나온 김용후 동기는 강용수 동기를 발견했나 봅니다. 그곳에 같이 있는 몇 분이 경북고 동기로 생각하고 통성명을 나누게 되고. 나중에 어디 연락 받고 나왔느냐고 서로 묻게 되었고, 동기는 경북중고 한뫼회 연락을 받고 나왔다고 하고, 저쪽은 경북이 아니라 경복고 출신이라고 밝혔고 결국 강용수 동기의 대학 동기들 산행팀에 잘못 끼였음을 알게 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합니다. 걱정과는 달리 적지 않은 15명 동기와 두분 홍이점이 참여했습니다. 겨울 다운 추위를 실감하면서 미끌 미끌한 길바닥에 미리 아이젠을 차봅니다. 차를 잘못 타서 시간에 늦다는 황종열 동기의 도착을 끝으로 10시가 조금 지나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추운 날씨라 평소와 달리 소주만 7병과 통조림 5개를 삽니다. 동기들을 쫓아가는 와중에 정작 자신의 김밥을 사는 것을 놓칩니다. 산행 날짜를 멋지게 잘 잡았다고 하는 동기도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 동행한 동기들은 산행 자체를, 눈 쌓인 산길을 걷는 것을 즐거워 하는 동심을 유지한 때문이겠지요 청계산에 관한 한 교수 장도석 동기가 길을 훤히 꿰고 있으니 산행시간에 맞추어 코스를 정하면서 앞장서 길 방향을 잡습니다. 오늘의 산행은 아이젠을 차기는 했지만 다소 둘러가더라도 눈길 빙판길에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옥녀봉 근처를 경유하여 매봉을 향하는 올라가는 등산 길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오르는 길은 먼저 지나간 행인의 눈 발자국을 따라 걷는 길이었습니다. 외줄로 촘촘히 서서 앞만 보고 스틱을 짚고 걷는 길에는 앞사람과 뒷사람간의 정다운 소근거림이 있습니다. 추월하여 앞사람 틈에 끼어 들기가 수월치 않습니다. 겨울나무는 햐얀 눈꽃을 피웠습니다. 간혹 미친 듯한 바람이 불어오면 나무 위에 쌓였던 눈은 세찬 바람에 날리며 우리가 가는 길 위로 심술을 부립니다 눈가루가 은색 쇳가루 모양 햇빛을 받아 아른거리며 얼굴이며 목에 획 스쳐 닿으면 그 차가운 냉기에 놀라 몸을 움찔 거립니다. 가끔씩 뒤돌아 오는 산아래 멀리 눈을 돌려봅니다. 간밤에 하늘이 조화를 부려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고 나무에 흰 눈꽃을 피워놓은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감동이 인간이 그린 수묵화 설경에 견줄 수 있을까요. 산이 키운 것은 인간이 키운 것과 다르다고 하며 지리산 녹차를 광고하던 TV의 멘트가 생각납니다. 능선에 세차게 몰아치는 찬 바람을 피하고자 손엔 장갑을 끼고, 후드로 머리를 덮어 씌웁니다. 열심으로 힘든 길을 고생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동기들과 하는 발걸음에는 웃음과 여유가 있습니다. 구씨 성을 가진 두 분 동기는 다른 사람과 좀 달랐습니다. 뒤쳐진 동기가 안보이면 갈림 길로 다시 돌아가 끝까지 챙겨줍니다. 매봉을 지나 혈읍재를 거쳐 석기봉을 찾아갑니다. 둘러가되 안전한 길이라 다소 길고 지루한 듯 했습니다. 2시간 반이 지난 많은 걸음에다 추운 날씨라 점심이 기다려 집니다. 석기봉 헬기장 한 옆 눈밭 위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승택 동기가 돗자리를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우린 서서 먹어야 할 형편이었고, 막 서서 먹자고 하던 참이었으니까요. 부인과 같이 와 넉넉하게 음식을 싸온 김용휴 동기는 보온병에 정종까지 가져와 뚜껑에 부어 조금씩 돌립니다. 바람불고 추운 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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