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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는 초록이 고운 도봉산에서 놀았다. 지난 일요일(5월 14일)에는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다는 도봉산을 올랐다. 초록이 고운 이번 5월 산행 길에는 동기 15명과 신경철 총무 부인 최여사가 홍일점으로 참석했다. 도봉산역에서 출발하여 다락 능선 끝자리 쯤해서 오른쪽 여불때기로 빠져서 사패능선을 거쳐 회룡역으로 내려왔다. 산행은 1시간 여 예정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다락능선에서 아기자기한 바위도 만나고, 능선 어느 쯤에서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만났다. 시원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상쾌한 기분에, 아! 시원하다는 감탄사는 저절로 튀어나온다. 이 오월에는 아무래도 온 산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연초록이 고운 해맑은 나뭇잎이 최고다. 그 연한 나뭇잎처럼 어리고 여렸던 시절이 우리들에게도 있었다. 까까머리에 똘망똘망 했던 중/고 학창 시절이 그럴 것이다. 이 봄처럼 내년에도 새봄이 오고, 이 새잎처럼 내년에도 새잎 돋겠지만 우리는 다시 돋아나는 초목의 어린 잎사귀와는 다르다. 한 이태 후에는 우리는 이순, 그 다음부터는 환갑, 진갑의 나이를 맞는다. 동기들과 함께 걷는 산행길에서는 왕왕 사투리를 쓰며 어린 학창시절로 돌아간다. 대화 도중 자신의 적지 않은 현재의 나이를 깨닫고는 ‘아니 벌써, 우리 나이가 그렇게 되었나’하고 문득 놀라기도 하면서 앞, 뒤 동기들에게 짖궂은 말장난을 치며 깔깔거린다. ‘여불때기로 비켜라 자석아’, ‘자석아, 자석아, 카지 마라 자석아’ 자기를 어른 대접해달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기는 막말을 쓴다. 그러니 서로 피장파장이다. 앞만 보고 열심히 오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경치 좋은 곳에 서서 멀리 전망하는 것도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산행시간 한 시간 반이 가까울 무렵 다락 능선 위 어느 한 곳이다. 동기를 따라 한 바위에 오르니 온 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방 초록으로 물든 온 산과 그 능선, 수려한 바위 봉우리가 눈을 사로 잡는다. 한 동기는 앞에서 보이는 바위 봉우리와 거기에 붙어 있는 작은 바위를 보면서 즉석 이름도 붙여본다. 골짜기 건너 우측 산비탈 가슴 부위에 보이는 곳에 안정되게 자리잡은 절이 망월사라고 일러준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 반 후 정오가 조금 지났다. 군데 군데서 점심 타령이다. 등반대장은 가능하면 점심장소를 주능선이나 정상 근처에 정하려고 한다. 그래야 식후 배부른 상태에서도 편안히 바로 하산 길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에 따라오면서 배고프다고 자꾸 보채는 일부 동기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일행이 다 앉을 수 있는 적당한 장소 물색도 쉬운 것은 아니다. 직진하면 만장봉으로 향하는 곳으로 로프가 보이는 곳에서 우리는 우측 옆으로(여불때기로) 빠지기로 하였다. 포대능선까지는 아니다, 망월사로, 사패산으로 연결된 능선 위에 있는 헬기장 근처 나무 밑에서 자리를 잡는다. 오늘은 술이 유난히 풍성하여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미리 신고 받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할 정도이다. 구자호 동기가 가져온 양주 시바스 리갈 18년(발음주의)산, 이강호 동기가 중국 장가계 여행에서 사왔다는 토가족산 비주카(한국의 백세주처럼 한약 향기가 그윽했다), 주당 이진권 동기가 골고루 가져온 복분자, 천국, 매실주, 동기들과 나누고자 같이 가져온 그 마음들이 고맙다. 입구에서 산 막걸리와 소주 참 이슬은 뒷전이었다. 상추와 치커리, 방울 도마토, 참외 수박, 두릅순, 삶은 돼지고기 등을 골고루 맛 볼 수 있은 중식시간은 내내 즐겁다. 회룡골로 하산하면서 두 가지를 귀동냥으로 배우며 내내 즐거웠다. 하나는 ‘늙을수록 대접 받는 7가지 비결’을 영어 부사 UP을 동사와 함께 표현한 ‘세븐 업(seven-up)’이다(사이다 세븐업이 아니라 up이 7개라는 뜻으로 세븐 업이다). 많은 동기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기는 했으나 여기 알파벳순서로 적어보는 것은 이순이 임박한 우리들에게 더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1. cheer up(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 2. clean up (나이 들수록 집과 환경을 깨끗이 할 것) 3. dress up(항상 용모를 깨끗이 하여 구질구질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할 것) 4. give up(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할 것) 5. pay up(돈이든 일이든 자기 몫은 다할 것) 6. show up(회의나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할 것) 7. shut up(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많이 할 것)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꼭 챙겨야 하는 건강을 비롯한 7가지 중요한 사항이다. 일건 이처 삼전 사사 오우 육종 칠취(一健 二妻 三錢 四事 五友 六宗 七趣 즉 1. 건강, 2. 아내 3. 금전 4. 일 5. 친구 6. 종교 7. 취미)가 그것이다. 그 항목을 보더라도 한뫼회 회원으로 같이 산행에 참석한 동기들은 1. 건강과 5. 친구와 7. 취미 3가지 ------2011. 5. 2. 이하 복원--- 를 이미 자연스럽게 갖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기들의 보다 적극적인 산행 참여가 요망되는 이유이다. 회룡사를 거쳐 하산하며 회룡역으로 왔다, 뒤풀이 할 집을 한참 찾았다, 마땅한 음식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역 입구 20m 상가 일층에 있는 바베큐 치킨집 말고 달리 갈곳이 없다, 허름한 집이다. 가계 홀안에는 칸막이가 있고, 어둑어둑하다. 생맥주 500cc 한 조끼를 홀짝거리며, 치킨이 나올 때까지 강냉이 박상이 임시 안주다. 입이 심심하니 한 주먹식 주워 먹는다. 얘기 도중 L동기의 장녀가 8월에 결혼예정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밝혔고, 모두 축하의 말을 건넨다. 다른 동기들도 대부분 혼기를 앞 둔 딸을 두었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머잖아 순서는 닥칠 것이다 . 그러니 딸/아들 시집/장가보내는 이야기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좋은 신랑감 있으면 좋은 짝을 찾는데 서로 힘이 되어 줄것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진다. 주문한 안주가 조금만 늦게 나와도 총무는 안주대씬 씹힌다, 총무가 바뀌고 나니 안주는 없고, 강냉이 박상만 허벌나게(굉장히 많이) 먹었더니 입안만 까슬까슬하단다. 동기들에게 씹히기는 등반 대장도 예외는 아니다, 앞장서서 인도하는 등반대장이 뒤쳐져 쉬고 있는 동기들 시야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면, 회장 , 총무 다 여기 있으니, 등반대장 짤라버리라는 농담이 어김없이 나온다. 산행중 생각지도 않은 오르막길이 나타나도 다 등반대장의 탓으로치부해버린다, 새벽에 귀가한 후 당일 산행에 참석한 L교수의 부득이한 외박에 대해서도 동기들은 입방아를 찧는다. 아니오(No)라고 거절을 못한다는 C교수의 출신지 시골 경산과 인근 청도 읍의 도회지 비교론은 빠지지 않는 이야기거리다. 다들 격의없이 한 마디씩 생각을 내뱉으니 말의 성찬이다, 말 못하는 사람 정말 찾아볼 수 없네. 비록 허름한 생맥주 치킨 집이긴 하나 멍석이 깔리니 다들 유감없이 끼를 발산하네. 맥주 500cc에 취할 동기들이 아니지만 사투리 썩인 정담, 흥겨운 분위기에 흠뻑 취한 듯 열기가 가득 느껴지네. 이런 때도 다 있구나. 다들 실컷 떠들고 일체감 느끼며 기분 좋아하다니. 진하게 긴 여운에 아무쪼록 감사할 따름이다, 회룡역 치킨 집을 나오며 헤어짐의 인사를 나눈다, 두 패로 나누어졌다, 자호, 요현, 강호, 연식이와 경철부부는 당구장이 있는 건물 이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나머지는 전철을 타고, 먼저 집으로 향했다.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요새 동기들 간에 당구 바람이 세를 불려가고, 그 재미가 쏠쏠한 모양인가. 동기들, 날마다 새롭고 즐거운 나날되소서! 2006. 5. 19. 동기 김영환 2006. 5. 14. 도봉산 산행 참석자 명단 (15+1) 구상교, 구자호, 김성기, 김영환, 남순대, 박오현, 신경철 +1, 이강호, 이동헌, 이원근, 이진권, 이찬욱, 장도석, 최연식, 최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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