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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山에 대한 무례 산은 우리에게 아주 각별한 존재다. 민족의 시원(始原)이 바로 산에서 시작됐 고, 외래종교가 들어오기 전 먼 옛날로부터 이 땅에는 산을 신격화하는 고유한 신앙이 있었다. 우리의 목숨줄인 강과 들이 모두 그 산에서 비롯되고, 그 산에 기대어 집을 짓고 목숨을 부지해왔다. 그래서 산을 위하는 예경(禮敬)이 유달 리 남달랐다. 옛사람들은 산을 '오른다(登山)'하지 않고 '든다(入山)'고 하였다. '등산'은 서 구에서 온 레저 개념이다. 꼭 등산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는 '등고(登高)'라는 말을 썼다. 등고란 산을 오르는 게 아니라 그 산의 '높이'를 오르는 것이다. 산 을 내려 올 때는 반드시 짚신을 벗어 흙을 털었다. 그 산의 흙 한 줌도 갖고 와 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흙은 산의 살(肉)이요, 흙을 지키는 것이라 고 생각 했던 것이다. 육당 최남선이 남긴 글을 보면, 옛사람들은 명산을 더럽힐까봐 입산할 때는 대소변을 받아올 휴대용 변기를 갖고 갔다고 한다. 지금도 일부 지방의 심마니 들은 '수릉박'이라고 하는 휴대용 변기를 허리에 차고 산에 오른다. 같은 동양 권인 일본은 지금도 후지산을 오르는 관광객들에게 휴대용 변기를 지참하도록 하고 있다. 산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다. 본래 산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거기에 살고 있는 뭇생명들이다. 흙·돌·이끼·얼레지꽃·신갈나무·민달팽이·산제비나비·버들치· 다람쥐·노루…. 그들은 인간보다 먼저 그 산에 들어 누대를 살아온 존재들이다. 옛사람들은 자연생명에 대한 사랑 또한 각별했다. 산사(山寺)의 새벽 도량석 은 산에게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다. 스님들은 산이 놀랄까봐 도량석 목 탁 소리를 일부러 낮췄다. 또 숲속의 동물들이 놀랄까봐 어두운 밤길을 다닐 때 는 짤랑짤랑 소리나는 육환장을 짚고 다녔다. 그러던 것이 서구로부터 물신주의적 관광과 향락적 등산문화가 들어오면서부 터 산에 대한 겸허한 하심(下心)을 던져버렸고, 자연생명에 대한 배려를 잊어 버렸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에 오르면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너나 없이 '야호!' 소리를 질러댄다. 동네 뒷산에서도 멀리 백두산 천지에서도 '야호!' 소리는 멈추지를 않는다. 서구에서 시작된 야 호 소리는 산을 정복했다는 성취감의 발로이며, 산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승 리의 포효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야호 소리는 산에 사는 생명들에게 필요 이상의 긴장감과 스트레스 를 준다. 산에 사는 동물들의 처지에서 보면 야호 소리는 마치 내 방문 앞에 와 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산길에서 만나는 동물들이 예전 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새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하다. 산란을 포기하거나 낳아놓은 알 을 깨뜨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더러는 거둬먹여야 할 새끼마저 버리고 둥지를 떠나기까지 한다. 엉뚱한 자연보호(한뫼회 회원은 이 뜻을 들어 알 것임, 여기서 의미를 밝히기 곤란)로 내식구들만 호강시키지를 말고 너와 나 진정한 자연보호가 절실하다. 이제는 山에 대한 예의와 뭇생명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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