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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사카 여행/우리들 이야기
이름   김영환 등록일   2015-05-15 오전 2:45:00
e-mail   ywhkim@rhilaw.com
내용
2015. 4.15-18 오사카 여행/우리들 이야기

1. 들어가며

한뫼회 회원 26명은 4월 16일부터 4월 18일까지 2박 3일동안 일본 간사이 지방(오사카(大阪)/교토(京都)/고베(神戶))에 봄나들이를 하였다.

올 2월말 회장단이 해외 나들이 공고를 할 때만 해도 앞으로 1달 반은 더 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나들이를 다녀 온지 4주가 지났고, 어느새 계절의 여왕 5월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추억 속의 지난 날이 되었다.

요금이 두 배로 뛴다는 일본의 벚꽃 시즌을 막 피해, 그래도 여전히 좋은 꽃피는 춘 사월 호시절에 비행기, 버스 같이 타며, 명승지 같이 보며, 웃고 떠들며, 먹고 마시며 같이 길거리 헤매면서 2박 3일동안 바쁜 일정 희희낙락 소화하면서 우정을 쌓고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하여 오사카 관광을 추억하면,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 정경혜씨(“정짱”이라 불렀다)와 안테나 봉을 든 그녀를 열심히 따라다니며, 발 품 팔았던 교토의 유명한 명승지를 떠올리게 되었고, 함께 걸음한 동기들과 부인들이 떠올려질 것이다.

이번 오사카 여행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간 5차레나 해외 여행을 했으니 이쯤 해서 국내로 방향을 돌리자, 국내도 좋은 데 많은 데, 굳이 해외 여행을 고집해야 하느냐는 반대 입장과 그 말도 일리는 있으나 동기들의 기력이 없어지면 그때는 가고 싶어도 못 가니,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번 가는 것이니 기력이 있는 아직까지는 해외 여행 가는 것을 살려 두는 게 좋겠다는 찬성 입장이,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자 캐스팅보트를 쥔 회장단이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여행을 추진하고 준비하고 또 잘 마무리한 김용휴 회장과 임병호 총무에 깊이 감사하며, 입국하는 날 푸딩, 과자 선물 한 보따리씩 안겨주며 뒷마무리 정산을 멋지게 한칼에 해버린 그 뒷모습이 곱다. 이번 나들이를 통해 한뫼회에 뭔가를 확실히 보여준 김종원 부회장께도 감사 올린다. 함께 참석하여 회장단에 힘을 실어준 동기들 여러분과 영부인들께도 감사한다.

아직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을 때 우리들의 지나온 발자취라 생각되어 우리들의 뒷이야기를 먼저 살펴보고, 나중에 우리가 일정대로 찾았던 곳을 생각나는 대로 되돌아 보기로 하겠다.

첫날(4.16. 목)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국 - 간사이 공항으로 일본 입국
-오후: 청수사, 금각사, 헤이안신궁, 도톤보리/신사이바시

둘째날 (4.17. 금)
-오전: 후시미 미나리 다이샤(伏見 稻荷大社), 니조성(二条城)
-오후: 아라시야마(嵐山), 도톤보리/신사이바시

셋째날(4.18. 토)
-오전: 오사카성 (大阪城)
-오후: 고베시 하버랜드/모자이크 거리 관광, 오사카 근교의 천연 온천
간사이 공항 출국- 김포공항 입국

2. 김포 공항 국제선 2층, 반가운 동기들과 영부인들

2015년 4월 16일 오전 7시, 김포공항 국제선 2층 아시아나 수속 카운터 앞 미팅 테이블, 오사카 여행의 미팅시간과 집합장소다. 시간에 늦지 않도록 집사람과 일찍 집을 나선다. 6시 10분 쯤 집 근처에서 택시를 타니 30분도 못 미쳐 금방 도착이다. 국제선 2층으로 들어가 두리번거리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트렁크를 끌고 서있는 김종원 동기와 부인 유순영 여사, 최정태 동기와 부인 박상임 여사가 보였고, 이승우 동기는 커피를 주문하는지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김성기 동기와 부인 정선희 여사가 우리 부부 앞으로 다가선다. 인사를 나누며, 덧붙여 부부가 모처럼 함께 있게 되어 좋겠다고 말을 던지니, 정여사는 그렇다며 긍정하며 환히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동기는 화성 본가에서, 부인 정여사는 강남 서초에서 고등학생 막내 뒷바라지로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가, 일본 나들이로 모처럼 부부상봉이다.

근처의 총무 임병호 동기에게 수고한다고 인사하고, 우리가 탑승할 일본 행 비행기가 전날 뉴스에 나온 히로시마 착륙에 문제가 발생했다던 아시아나 항공이 아니라 대한 항공임을 확인하며, 박창기 동기와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회장 김용휴 동기, 전임회장 이원근 동기도 같이 도착했고, 오중관 동기, 구상교 동기, 이진권 동기도 나타났다. 인천서 가까워서 좋았겠네 하는 말이 들린다. 한뫼회 산행에 오려면 항상 제일 먼 인천서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이진권 동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연식 동기와 이대용 동기도 부인 대동이다. 몇 년 만인지 이런 나들이에서 정말 모처럼 보는 최연식 동기 부인 나영화 여사에게, 나 인사성 밝지요 하며 인사를 던지고, 이런 나들이에 거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이대용 동기 부인 윤영순 여사에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 이런 기회를 잘 살리는 신경철 동기와 부인 최영숙 여사, 대구서 온 전희식 동기와 부인 김영옥 여사의 얼굴이 보이자 반기며, 서로들 인사들 나누기에 바쁘다. 이렇게 하나 둘 반가운 얼굴 모두 모였고, 다만 대구 김문곤 동기와 부인 이국향 여사는 부산에서 간사이 공항으로 바로 오기로 했다나. 이렇게 기분 좋은 여행 첫날 아침에 만나는 얼굴들은 더욱 반갑다.

3. 간사이 공항 도착, 한 버스 내 세 팀 동승

8:50 경에 이륙하는 KAL기를 타고자 7시까지 맞추어 오느라고 아침은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그러니 샌드위치 간편 기내식은 반가운 것이었다. 비행기는 날기 시작 2시간을 못 미쳐 간사이 공항에 도착, 기내 방송으로 ‘역사와 문화의 간사이 지방에 온 곳을 환영한다’고 했던가, 문득 어떤 역사와 문화인지 이곳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입국수속을 하느라 “ㄹ”자를 닮은 긴 구부러진 줄 끝에 서 있는 회장을 보여, 궁금한 듯한 얼굴로 쳐다보니, 눈치 빠른 김회장 한마디 던진다, “타지 일본에 왔으니 오줌을 누어 이곳이 나의 영역임을 표시하고 나오느라고 늦었다”며, “동물의 왕국의 이야기”까지 들먹이는 것이니, 적시 적소에서 재미있게 말을 던지는 김회장의 순발력과 위트에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늦어지는 입국수속, 타국, 타 지역에서 몰려온 많은 상춘객, 검지 지문 인식의 지체, 근무자 교체 (바로 내 앞에서 심사관이 교대했다)가 영향을 미쳤나,
줄 서 차례를 기다리는 와중에, 무슨 후기 이야기 끝에, 최여사가 들려준 얘기 한 토막, 얼마 전 직장(공직)을 그만두어 여유 시간이 생겨, 북 까페를 나가게 되었다. 어떻게 후기를 잘 썼다고 자신이 칭찬을 받는 일이 생겼고 옆에서도 여러 분이 좋겠다며 관심을 보이자, 최여사 본인도 자신이 후기를 잘 쓴 것으로 알고 약간 우쭐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칭찬받은 것은 착오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 곧 바로 실토하지 못하고, 표정관리를 하며 어물쩍 넘겨버린 해프닝이 있었다면서, 남의 일 얘기하듯 말해 같이 웃었다. 웃자 웃으면 복이 온다.

얘기가 옆길로 잠시 샜지만, 이렇게 입국 수속을 마치고 간사이 공항을 나오게 되었고, 거기서 김문곤 동기와 부인 이국향 여사를 만났던 것이다. 이들 부부는 한뫼회 여행에 부득이한 일 없으면 항상 동행하는 한뫼회 특별한 회원이다. 전희식 동기 부부와 마찬가지로, 같이 와주어서 고맙다..

대기하던 버스에 올라탄 팀은 우리 팀 26명 외에도 비슷한 연배의 연세대 동문 6명(이 중에는 최정태 동기의 친구도 함께 있어, 김용휴 회장은 “친구의 친구는 친구다.”라고 선언했다)이 함께 했고, 또 3일 동안 버스에 가장 늦게 올라타며, 출발을 지연시켜, 죄송하다는 말을 자주 내뱉던 30대의 젊은 남자 1분이 낀 젊은 분 3명의 작은 팀도 있었다. 그러니 “한 버스 세 팀”인 셈이다. 서로 큰 불편은 주지 않은 것 같다. 가이드 정짱이 요령이게 끌고 나갔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을 안내한 가이드 정경혜씨(‘정짱’으로 호명)는 일본에서 자란 재일교포로 늦게 배운 한국 말 때문에 ‘한국’을 ‘한극’으로 발음하는 등 우리말 발음이 자연스럽지 못한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역사도 따로 열심히 공부 해, 한일 양국의 역사와 문화의 차이 및 장단점을 나름대로 분석, 파악하여 전달하려고 노력했고, 일본인이 남편임에도 불구, 아들을 한국의 초등학교에 보내어 어느덧 태권도를 배우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아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당찬 여인이었고, 나름대로 한일을 오가는 일을 하면서도, 한국인의 긍지와 그 정체성이 뚜렷한 여인으로 생각되었다.

4. 첫날 저녁은 팀별로 각자 해결 – 먹자 골목 도톰보리/ 신사이바시.

교토에서 청수사, 금각사, 헤이안 신궁을 차례로 둘러 본 후다. 숙소 호텔이 있는 신오사카로 이동하기 전에 버스가 멈춰 선 곳은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신사이바시/도톰보리다. 도톰보리는 오사카시를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약 2.5km의 인공운하라 한다. 주변의 번화가 거리는 도톰보리 맛 집으로 유명한 데, 우리로 치면 먹자 골목 택일까, 이곳 도톤보리 하면, “카나쿠라쿠” 현판에 커다란 대게 모형이 서서히 움직여 눈길을 끌었던 생각이 난다.

일정에는 첫날 저녁은 자유식(천엔 지급)이라고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 식구만 해도 26명인데, 처음부터 대 식구 수용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던 곳인가 보다. 회장의 제안에 따라 3팀으로 나누어, 각 팀 제각기 식사 해결 후 정시에 재 집합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자연스레 (1) 다섯 부부팀 (김종원, 김문곤, 김성기, 김영환, 신경철 부부에 김종원 부회장이 팀장으로) (2) 네 부부팀 (전희식, 이대용, 전희식, 최연식, 최정태 부부 팀에는 일본어를 아는 김영옥 여사(?)가 팀장으로) (3) 홀로 팀(김용휴 회장, 임병호 총무, 이원근, 이진권, 박창기, 구상교, 오중관, 이승우 동기)에는 김용휴 회장이 팀장으로)으로 이렇게 세 팀으로 나눠졌고,

각 팀장은 소속 팀원의 저녁을 배고프지 않게 맛나게 단돈 1,000엔(10,000원)으로 해결할 특별한 사명을 띄고, 팀원을 데리고 뿔뿔이 헤어졌다. 나중에 듣기로는 (1)팀은 장어 덮밥을 2)팀은 스시(초밥)을 3)팀은 카레?로 해결한 모양이며, (1)팀은 고소한 장어구이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좋았는데, 혹시 주문이 오버하여 김종원 팀장 개인의 지출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난다. 스시를 먹은 2)팀도 맛있었다고 했던가, 하지만 3)홀로 팀은 카레 음식을 들었는데, 그저 그런 만족하지 못했다나. 줄 잘 서는 것도 운칠 기삼인가? 팔자소관인가 모를 일이다.

저녁을 먹고 바로 숙소, 신오사카 가든 팔레스 호텔로 가는 버스 안에서 호텔 근처에 접근하자, 가이드는 근처에 단체로 찾아 볼만한 몇 곳을 주어 섬겼고, 호텔에서 오른쪽 200m, 또 우회전 300m 쯤 될까, 스타박스 커피숍이 들어선 건물에 여러 좋은 음식 집이, 아니면 근처 빌딩의 스카이라운지에, 그것도 아니면 근처 가라오케 집을 손 짓으로 알려 주었다.

5. 영부인들 만만세

오사카 첫날 저녁이다. 도톤보리에서 3팀으로 나눠 식사를 하고, 이틀간 머물 신오사카 가든 팔레스 호텔로 향했다. 단체로 체크인하고 배정된 6층과 7층에 각자 흩어지고, 나도 615호실 방 키를 받고, 트렁크를 옮긴 직 후 로비에 모였다. 근처에서 한잔 더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대 식구 26인을 다 수용할 곳 찾기는 하늘에 별 따기, 부인들과 따로 행동키로 정하고, 회장 단은 부인들을 배려해 최여사에게 부인당 1,000엔을 맡기며, 주변을 둘러보고 바람도 쏘이며 즐거운 시간 가져 시라며 당부한 후, 부인들과 헤어진 이후의 일이다.

부인들은 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좀 샀으나 이미 문닫을 시간이라 마트를 나오니, 그 앞에 앉을 자리가 있고, 불빛이 있는 곳이 있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먹으려고 전을 펴려는데, 건물관리인이 나와, 문닫을 시간이라며 나가 줄 것을 요청하는 바람에, 부득이 막 펼치려던 전을 거두어 호텔로 돌아왔고, 정여사의 방으로 몰려가 뒤풀이를 하였다나.

그날 저녁 방키를 호텔에 맡기지 않고 내가 갖고 나가는 바람에, 집 사람이 방에 가지 못하고 어느 분과 같이 있을까 하고, 앞방 정여사 방도, 위층 유여사 방도 노크하며, 집사람을 찾아 다니던 중 집사람이 나를 찾아서 로비로 내려갔다고 알려주던 최여사로부터 재미있게 들은 짧은 얘기로, 지금 어렴풋하여 제대로 맞게 기억한 것인지는 모를 일이다.

나도 바로 한마디 “자기 방으로 일행을 모신 정여사가 제일 마음씨 좋은 착한 분이시고, 마트 앞에서 먹거리를 먹자며 앞장 서서, 바로 거기서 자리를 잡고 전을 펴자고 제안했던 분은 제일 용기 있는 분이시다.” 라고 코멘트하며 같이 웃었던 것이 생각난다.

우리 함께한 영부인님들, 회장의 말씀에 따르면 꽃보다 향기로운 영부인들, 부회장의 말씀에 따르면 미모가 받쳐주는 영부인들, 그 영부인 들 만만세라 외쳐본다. 못 말린다 고나 할까가 아니라 시도해보는 그 정신이 칭찬받아 마땅하다고나 할까. 이국 땅에서 이런 엉뚱한 해프닝이라도 있어서 그 여행 추억은 그만치 풍성해지는 것 아닐까.

6. 도톤보리 식당에 울려 퍼진 “넬라 판타지아”와 가곡 “봄 처녀”

둘째 날 저녁 도톤 보리 무슨 호텔 근처 어느 지하 식당에서 시원한 “복지리”로 저녁을 즐긴 후였다. 식당에는 다른 손님은 다 나갔고 우리 식구만 남게 된 절호의 타이밍을 갖게 되자, 이를 놓칠세라 노래 한마당이 벌어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김용휴 회장이 오래 전부터 준비한 ‘저 떠다니는 구름처럼,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꿉니다’ 라는 멋진 가사도 나오는 “넬라 판타지아”(내 환상 속으로)를 멋들어지고 감명 깊게 원어로 불렀다. 참 잘 부른다, 듣기 좋구나 하는 느낌의 여운이 가기 전에 또 우리끼리는 다 아는 성악가 나영화 여사의 노래를 듣고자 회장이 청하고, 회원들 전부 박수 쳐, 한 곡조 부르시라 일으켜 세웠다.

기대에 배반치 않게 “봄 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소프라노 톤으로 1, 2절을 다 불러, 진한 감동이 이어졌다. “동기들아 너희는 나 여사 ‘봄 처녀’ 들어봤냐, 우리는 그것도 일본에서 듣는 행운을 가졌다.” 이어 부인들 전체가 합창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심오한 노랫말이 나오는 노사연의 “만남” 연결되어 그 울림이 잔잔하게 길게 이어졌다.

우리의 명가수 신경철 동기가 일본 노래를 불렀고, 잠시 자리 비운 사이, 우리의 명창 이승우 동기도 한 곡 멋지게 불렀을 것이다. 이원근 동기가 아 아련한 노래, 뒷동산 아지랑이 할미꽃 피면…, “옛 생각”을 불렀나,

7. 오사카의 둘째 날 저녁 회식 / 밤 거리를 누비고 다녀도

도톰보리에서 복지리를 먹고 노래 한바탕을 벌린 후, 전날처럼 호텔로 돌아온 후다. 마지막 밤을 좀더 재미있게 보내야 하는 사명을 띄고, 8시까지 로비에서 만난 17명 모두는 근처의 근사한 곳을 찾아 나섰다. 스카이 라운지가 있다는 20층이 넘는 건물의 꼭대기 층까지 모두들 앞 사람을 따라 고속 엘리베이터를 내렸으나, 대 식구를 수용할 자리가 남아 있지 않다나, 별수 없이 후퇴하여 호텔 가까이로 되돌아 오며, 지하에 가라오케가 있다는 건물로 향한다.

다 함께 놀 자리, 장소 물색의 특별임무를 띄고 앞장선 김종원 동기와 임병호 총무가 이리 뛰고 저리 재며, 협상해도 가격만 엄청 높게 부르고, 별무 성과, 다시 어제 같던 집으로 가보기로 진로 변경, 우왕좌왕하는 사이 아까운 시간만 가고, 결국 우리는 길에서 헤매는 꼴이 되었다. 이러니 그때 우리의 꼴이 “밤거리에 뒷골목을 누비고 다녀도”는 최희준의 ‘맨발의 청춘”이라는 노래 가사가 연상되었던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마지막 선택으로 전날 들렸던 스타박스 커피 숍이 있는 건물까지 다가 서게 되었고, 이때 20세 미만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앳된 소녀가 좋은 집 있다며 일행에게 말을 걸어오자,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고 낭패에 빠진 상태에서, 몇 분이 이에 솔깃해져, 좀더 사정을 알아보려고 시도하자, 몇 분이 반대에 나선다. “요는 바가지 쓰고,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하자 이것도 시도 포기,

시간은 자꾸 가는데 소득은 없고, 또 같이 행동하다가 농기구 마트가 보이자 둘러보고 뒤따라 온다던 최정태와 전희식 동기도 안 나타나고, 소변 보러 갔다가 일행과 떨어져 버린 구상교와 김문곤 동기도 깜깜 무소식, 흩어진 이산가족 찾느라고 이들과 연락도 동시에 취해야 했던 회장은 열 받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렀음에도 불구하고, 화나는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었다.

그럭저럭 소득 없이 헤매는 사이 시간은 흘렀고, 나중에 나타난 구상교 동기가 어떻게 근처의 돈가스 집을 발견해 우리를 안내, 비록 꿩 대신에 닭이지만 우리의 방황하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큰 공로이자 성과였다.

정말 처참/황당할 뻔 했다. 그곳이라도 못 갔더라면, 돈가스와 맥주, 맥주 안주로 나온 카레라이스는 치즈 카레라서 고급? 다행? 안주를 카레 밥으로 먹었던 희한한 사태가 벌어졌다, 지나고 보면 이 또한 우리들의 귀중한 추억거리다. 10시쯤에서 1시간 가량 머물렀나. 가게 주인인 나이든 두 노파가 양해를 청해 올때까지 머물렀고 이후 호텔로 돌아와 김회장 방에서 다시 모이고 일분 스피치 시간을 갖게 됐는데.


8. 1분 스피치 회동 및 부회장 감투 쓴 김종원 동기의 능력 재확인

신오사카 팔레스 가든 호텔의 둘째 날 한밤 중, 잠자러 가기 직전이다. 김용휴 회장 방에서 열분 이상이 잠시 모여 “ 1분 스피치” 시간을 가졌다. 여러 말 중에서 전임회장 교수 이원근 동기가 “자기는 한뫼회의 일정을 다른 모든 일정보다도 최우선 순위에 두어 생활해 왔고, 지금도 변함 없다”고 했던가, 어느 곳보다 더 즐겁고 편안하게 해주는 이곳 한뫼회에 감사하고 존중한다 뜻의 이 말도 예쁜 말이었지만,

단연 압권은 김종원 비공식 부회장의 한마디다. “자신은 한뫼회가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를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한뫼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를 주야장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다” 라고 우스개 비슷하게 내뱉었다. 단연 돋보인 말이라서 기억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번 일본 나들이 와서 동기의 진가가 가감 없이 드러났고, 동기는 솔선수범 몸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동기는 이번 나들이에서, 가이드 “정짱”이 우리 곁에 없을 동안, 일본 말이 필요할 때, 앞장서 우리 들의 귀가 되고 입이 되어 더 빛을 발했다. 첫날 저녁 도톤부리 5부부팀 팀장 역할을 맡고부터 또 신오사카 팔레스 가든 호텔 근처에서 동기들끼리만 한잔 하러 술집을 찾아 나선 후부터다. 당연히 자신이 총대를 매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앞장섰다. 음식점 물색은 물론 말 잘 통하지 않는 그곳의 웨이터에게 시원한 생맥주며, 안주며, 또 추가 주문하여 회원들의 술 고픔을 해결해 주느라 막상 본인은 서서 시키고 주문하기에 바빠 느긋하게 앉아 맥주 한잔 마셨을 지 의문이다. 감사한 일이다. 복 받을 일이다. 이 참에 칭찬 한번 해두자. 김종원 부회장 동기 만세다.

또 이왕 봉사하기로 한 것, 몸바쳐 회원들을 즐겁게 하기로 작정한 듯,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 분위기가 조용하다 싶으면, 마이크 잡고, 익살도 떨고 노래도 부르며 분위기를 바꿨다. 오사카 방문 담, 미치 코와 러브스토리, 한뫼회에서 실세로 오르기까지 경험, 비결이라며 재미있게 포장하여 입담을 과시했다

동기의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지금 잘나가고 있는 “삼성전자’에 입사한지 얼마 안되어 갈아탄 직장 ‘한국전선’에서 선진기술 연수차 3개월 동안 이곳 오사카 땅을 밟았는데, 그 때가 나이 30세 이전이었다나. 이제 거의 40년만에 와보니 고향에 찾아온 기분이었을까, 얘기 중에 “미치코” 이름이 들먹여 졌고, 이번 오사카 거리를 걸으며, 혹시 “아부지” 하고 자기를 부르는 사람이 나타날까 봐 겁이 났다는 애긴지, 아니면 은근히 기다려졌다는 얘긴지는 몰라도 그런 비슷한 얘기도 했다.

그런 걸 보면 동기는 젊어 한때 이곳 오사카에 연수 받으러 와서 예쁜 소녀 “미치코”를 만나 사랑을 속삭이며 일본어 한마디라도 더 깊게 익혔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동기는 김용휴 회장의 최 측근 실세로 좌(김)종원, 우(임)병호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그 비결이라면 남자는 모름지기 줄을 잘 서야 하고, 줄을 잘못 섰다 싶으면 약삭빠르게 빨리 실세인 범 털로 갈아타야 한다는 것이며, 필요하면 용비어천가도 부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나, 동기기 줄 잘 서야 한다고 웃기며 강조했던 것은 결국 실세 자기 편에 줄 서라는 말이었는지 모를 일, 두고 볼일이다.

한뫼회가 그 공식적 조직에도 없는 부회장이란 감투를 씌웠어도, 이제까지 아무런 반대를 받음이 없이 잘 살고 있는 것은 그 만한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이번 나들이를 통해 더 확실해졌다. 동기에게 남다른 능력이, 한뫼회에 대한 공헌이 있음이 분명하렸다.

동기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가사를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보면서, ‘번지 없는 주막집’과 ‘평양기생’이었나, 노래 두 곡을 불렀다. 가사에 맞게 절절한 감정을 넣어 길게 빼며 멋들어지게 연속하여 불렀을 때다. 오중관 동기가 흥이 나서 같이 따라 부르자, 어디 낮은 수준, 가당치 않는 노래 실력으로 실세 부회장의 옥음에 흠을 내느냐는 듯 웃겨가며 공격하자, 오중관 동기 또한 그래도 자기 노래 실력은 시골 면 단위 노래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배석한 실력이라며 만만치 않는 방어에 나서니, 서로 말로 치고 받는 모습은 가히 용호 상박이라고 할 정도로 흥미진진했던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생각이 떠올려진다.
노래면 노래, 만담이면 만담, 이론이면 이론 나름대로 실력을 갖춘 오중관 동기도 화이팅이다. 장도석 교수와 김종원 동기가 맞수의 라이벌이라면, 이제 오중관 동기도 이에 못지 않은 기세가 있음을 잠시나마 보여준 멋진 한판이었다

9. 마무리 말

이번 나들이가 짧은 2박 3일에 불과하지만 하나 느낀 점은 오사카와 고베 두 지역의 방문은 선택사항이지만 교토 지역은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것이다. 한때 천 년간 수도였던 교토, 그 교토의 역사가 일본의 역사이고, 그곳의 정신이 일본의 정신이라고 할 정도로, 교토는 일본인의 영원한 마음의 수도라고 한다나. 쿄토에는 사찰이 3,030곳, 신사가 1,770곳에 이르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찰과 신사만 해도 17곳에 달한다고 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다는 표현은 과장된 표현은 아닌 듯 싶다.

우리는 교토 방문 첫날엔 일본에서 제일 많은 사람이 찾는 곳으로 교토 답사 1번지라는 청수사(淸水寺)도 가보았고, 둘째 날은 외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라는 후시미 이나리 다이사(伏見稻荷大社) 경내를 거닐었으며, 또 오후에는 일본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라는 아라시야마(嵐山, 남산) 지역의 대나무 숲 길인 치쿠린(竹林의 径) (죽림의 길) 등을 둘러보고, 일급수가 흐르고 나무로 만든 도게츠다리(渡月橋)도 건너 봤다. 또 셋째 날엔 오사카의 상징과 같다는 오사카성을 봤다.

이번에 가서 보고 듣고 하지 않았다면 언제 그런 기회가 찾아 왔겠는가 싶자, 이번에 간 것은 백 번 잘한 것이고, 행운이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동기들 틈에 끼어,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로서 출국하여 귀국할 때까지 소소하게 벌어졌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희미한 기억을 되살려 보려 했으나 사실을 벗어난 얼토당토않은 소설을 썼을까 두렵다.

각자 이번 나들이를 통해 나름대로 좋은 추억을 안고 왔으리라, 같이 다녀온 동기들의 가슴속에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빌며, 귀국하는 날 오후 청명한 고베 하버랜드/모자이크 빌딩 2층에서 바다를 내려보며, 망중한의 한나절이 생각난다.

(“등뒤로 불어오는 바람, 눈앞에 빛나는 태양, 옆에서 함께하는 친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리” (에런 더글러스 트림볼)


나는 건배사 고사리가 좋습니다. 그래서 고사리 건배사를 외쳐봅니다.

그리고 모두들 건강하시길,


고사리, 고사리, 고사리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리해합니댜)


[우리가 방문한 곳의 이야기는 다음 주로 미루며 오늘은 이만 총총]


2015. 4.15.

50회 동기 김영환

2015.4.16.-18. 오사카 여행 참가자(26명)

김문곤(이국향),김성기(정선희),김영환(송희숙),김종원(유순영),
신경철(최영숙), 전희식(김영옥),최정태(박상임),이대용(윤영순),
최연식(나영화),구상교,김용휴, 박창기,오중관,이승우,이원근,
이진권,임병호


[나도 한마디]
김종원  일본에서 내가 저지른 일은 조사하면 다 나옵니다.아니 따로 조서 쓸 일이 없네요 .영환 여행기에 다 나와 있으니...영환아! 고맙다 조서까지 챙겨줘서 .. 2015-05-16 오후 10:21:0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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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여행/우리들 이야기 2015-05-15 김영환 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