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3일 이른 아침, 동생이 모는 찦차에 몸을 싣고 동해시를 벗어나 무릉계곡으로 달렸다. 어제 동생과 오징어 회로 소주 3병을 혼자서 마시고 저녁도 안 먹고 골아 떨어졌던 것이 저으기 걱정되었으나 잠을 충분히 잔 탓인지 컨디션은 괜찮은 편, 목적지로 향하는 길 주위는 지난해 겪은 엄청난 수해로 인해 아직도 복구 공사중이고 그 수려했던 비경들이 많이 손상돼 있었다.
무릉계곡은 처음이 아니지만 두타, 청옥산은 전부터 올라보기를 소망해 오던 터에 이번 휴가를 이용 다행히 동해시에 거주하는 동생 덕에 숙식을 해결하고 결심을 실행하게 되었다. 두타산(1353m)과 청옥산(1404m)은 능선상 4km 정도 떨어져 있어 박달령을 지나 마지막 청옥을 오를 때면 거의 체력이 소진되고 무엇보다 두 산이 바다에서 가깝고 산행기점이 겨우 해발 200여m 정도라 고도를 1000m 이상 처올려야 하는 이름 그대로 '골 때리는 산'(頭陀)으로 악명이 나있는 터라 바짝 긴장하고 전의를 다지며 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각은 아침8시 였다.
매표소에서 입산신고를 하고 가져온 물로는 모자랄 것 같아 이온음료를 한병 구입하고 장정의 걸음을 시작했다. 이른아침이라 행락객은 별로 없고 거대한 암반을 흐르는 계류와 곳추선 암벽들이 감동을 자아낸다. 삼화사를 지나 계곡을 건너자 곧바로 진정한 산행기점인 두타산성으로 난 갈림길 안내판이 눈에 띈다. 시각은 8시40분, 다리에 힘을주고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른다. 오늘의 목표는 일단 두타산까지로 정했다. 매표소서 두타산 오름에만 4시간 소요라, 청옥산 까지는 무리일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작년 수해의 상흔은 등산로에도 남아 여러 곳이 허물어지고 유실 되었다. 벌써 땀은 비오듯하고 숨도차다, 50분 정도 씨름하고 나니 시야가 확트이고 비경이 연출된다. 두타산성이다. 주위로 깎아지른 절벽을 감상하며 잠시 쉬는데 한 중년 남자가 산을 내려온다. '이 이른 시각 정상까지 갔다 오는 것은 아닐텐데..'인사를 나누고 다시 힘차게 길을 찾아 오른다.
한참을 올랐을까, 조그만 계곡을 건너며 흐르는 물을 손으로 떠 마셨다. 준비한 물을 아껴야하니 실컷 마셨다. 다시 1시간을 용을쓰고 나서야 다시 산성터에 다달았다. 이제 주능선에 올라선 것이다.시각은 10시30분경, 여기서 앉아서 쉬고 있는 장년 부부를 만났다. '그 나이에 얼마나 산을 사랑했으면 이 깊은산을...' 하고 감탄 한다. 주능선에 올라 섰어도 경사는 누그러지지 않고 가파르다. 서서히 피로가 몰리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 잠시 쉬기로 하고 사과를 하나 꺼내 먹는데 역시 중년 남자가 앞질러 간다. 세번째 만나는 사람이다. 어째서 산에 젊은이가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요사이 대학생들은 동아리도, 재미있고 힘안드는 모임만 선호해 등산부에는 지원자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기분이 씁쓸하다.
다시 무거운 발을 들어 올리며 전진한다. 물은 벌써 2병중 한병을 마시고 기력도 많이 소진 되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흐리고 바람까지 부니 손끝이 시려온다. 고도가 많이 높아져서 기온도 많이 내려간 탓이리라. '한 여름에 저체온증을 겪는다더니..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구나..' 다시 쵸콜릿과 남은 사과로 체력을 보충하며 용기를 내본다. 날카로운 모습의 두타산과 박을 엎은 듯한 순한 모양의 청옥산이 부드러운 능선과 함께 그 장대한 모습을 드러 낸다. '아, 이제 두타가 가까워 졌구나.' 용기 백배 힘을 다쏟아 오르니 두타산이 드디어 그 정상을 허락하며 반긴다. 시간은 오전 11시30분경,예상보다 아주 빨라진 행보에 이제 힘이 솟는다. 쉴 시간도 없이 네 사람의 다른 정상인과 인사를 하고 청옥을 향해 달려 나간다.
능선길은 예상대로 부드러웠다.내달려 박달령에 도착하니 시간은 겨우 12시20분 본래 여기서 하산하려고 계획 했지만, 욕심이 난다. 쉬지않고 청옥산을 향해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시간도 충분하고 능선을 오는동안 다리에 힘도 조금 붙었다.그러나 의지만으론 안되는가 보다. 얼마를 못올라 다리가 문어처럼 흐물 거린다. 간식과 물도 소진된 상태.. 더군다나 이미 등행 4시간 반을 넘어 서고 있음에랴... 무려4번 정도를 쉬면서 힘이 탈진된 후에야 청옥산 팻말을 발견한다. 평범하고 밋밋한 정상이지만 감명 스럽다.'드디어 해냈구나...'시각은 오후1시를 조금 넘어서고 있다.
힘이 빠지니 손목도 힘이 없다. 떨리는 손으로 컵라면에 미지근한 보온병 물을 부어 누굴 누굴 아직 덜퍼진 면을 입에 집어 넣는다. 목이타고 허기진 탓이리라. 식후 쉼 없이 바로 '학등'을 타고 하산을 시도한다. 이젠 시간 단축에 욕심이 생긴다. '하산길이야 기어 내려간들 오를때 보단 쉽겠지...' 자신이 붙는다. 지도상 학등은 계곡물을 만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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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청옥산 주파기
2003-08-18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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