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겨울산행의 꽃이라는 눈 덥힌 산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산길을 걷고 싶었다. 하나의 작은 꿈이었다. 지난 1월 17일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참가한 선후배 산악회의 태백산 산행에 동행함으로써 그 꿈은 이루어졌다.
어느 산인들 그러하지 않겠느냐 마는 그 설경이 특히 환상적이라는 태백산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태백산은 높이 1,567m의 장군봉과 1,517m의 문수봉을 중심으로 높되 가파르지 않고 크되 험하지 않고 남성처럼 웅장하되 여성처럼 부드러운 민족의 영산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 태백을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태백을 말하지 말라던 산이다. 태백산 산행을 하려거든 미리 태백산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눈이 왔는지, 아직 눈이 남아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한 후에 찾아가라고 하였다. 관악산 산행 중에 우연히 주어들은 이야기이다.
선후배들과 함께 한 태백산 산행의 출발은 불안 반, 기대도 반이었다. 폭설이 내려 산행에 고생이 뒤따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 동심의 순백한 눈꽃 세상을 만난다는 기대감, 만난 적이 없을 선 후배 들과의 첫 만남의 조심스러움과 처음 찾아가는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향해 야간에 출발하는 색다른 산행에 대한 두려움이 뒤범벅 된 하나의 설렘이었다.
일주일 전 동기회의 북한산 산행 중에 남 회장은 일주일 후 1월 17일과 1월 18일 선후배 신년 초 등산모임의 산행지가 태백산으로 정해졌음을 알려 주었다. 이곳 서울에는 아직 눈다운 눈이 내렸다고 할 수 없는데, 그 곳 태백산은 어떠한지 궁금하였다. 그곳은 관악산처럼 가까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배낭을 걸머지고 찾아 나설 수 있는 산이 아니다. 겨울산행이 아니라면 몰라도 겨울 태백을 보러 갔다가 눈꽃을 보지 못하고 돌아온다면 그 얼마나 섭섭한 일이 되겠는가.
경맥산악회 산행 출발 당일인 1월 17일 기상대는 강원도 산간에는 대설이 내렸으며 오늘도 일정량의 눈이 또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태백산에도 대설이 온 것은 아닌지, 그래서 안전에 문제가 없겠는지 궁금해졌다. 아침부터 진눈깨비는 계속 내렸고, 하늘은 찌푸려 있었다. 산행에 위험이 뒤따른다면 유감 천만이지만 언제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당일 오후 3시가 지났다. 불규칙하게 날리던 눈발과 진눈깨비는 멈추었다. 흐리고 찌푸렸던 서울의 하늘은 맑게 걷히고 있었다. 동문들의 태백산 산행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50회 동기들은 누가 참여하는지 궁금하였다. 전화를 걸었다. 남회장은 선배 산악회장과 조금 전에도 통화를 하였으며 태백산 산행에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대설은 강원도 북쪽 산간지대에만 그렇지 태백산 산행에는 문제가 없으니 같이 가자고 권유한다. 동기 이진권이도 같이 가기로 연락 왔다고 하였다. 헤드 랜턴이 없어도 괜찮다고 하였다. 마음에 동요가 생겼다. 선후배와 함께 하는 야간에 출발하는 초행인 태백산 산행은 멋진 추억을 가져올 재미있는 눈 구경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왔다. 굳은 날씨에 대설 주의보가 내린 강원도 산행을 말린다. 집사람이랑 딸아이에게 많은 선후배들과 함께 가는 산행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남회장에게 참석할 것임을 알렸다. 준비를 하고 강변역 테크노 마트 옆 동문의 집결지로 갔다. 타기 전에 동문이 대절한 태백산행 버스임을 확인했다. 동문 가족 47명을 태운 만원버스는 시간을 잘 지켜 밤 10시 30분 직후 출발하였다. 예정시간보다 2시간을 더 걸려 태백산 산행 입구의 국밥 집에는 4시에 도착했다. 김 삿갓 휴게소에서부터 여기까지 빙판길 40km에 2시간을 걸린 것이다. 그 주변에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새벽 4시에 깨어 있으며, 출출하던 공복에 설렁탕으로 아침을 먹던 이런 비슷한 정경은 몇 년 만인지도 생각이 안 난다. 남순대와 이진권, 동기가 동석한 가운데 처음 만나는 선.후배간의 어울림은 조금도 어색함을 느낄 수 없어 다행이었다. 출발에 앞서 한 30분을 각자 마지막 점검시간을 가졌다. 등산화를 졸라매고, 아이젠을 부착했다. 스패츠가 필요함을 알았으나 이미 늦었다. 약간 크기는 했지만 군대간 아들이 신었던 가죽 등산화를 신고 온 것이 다행이었다. 또 모자로 귀와 목덜미도 가리고 또 마스크까지 해본다. 찬바람과 접하는 면적을 최소화되었다. 최종 인원점검을 하고 5시 30분에 선두팀과 후미팀으로 나누어 선두 안내자를 추월하지 말 것 등을 당부하면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산행은 시작되었다.
길을 밝혀주는 전등과 미끄럼을 방지하는 아이젠에도 불구하고 눈길, 밤길, 미끄러운 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진눈깨비는 내리고 있었고, 눈 구경의 피크시점에 찾아온 산행인은 3곳의 매표<
[나도 한마디]
제목
등록일자
등록자
조회수
눈내리던 겨울 태백산을 보고와서
2004-03-21
김영환
1184
Copyright ⓒ1998 경북중고제50회동기회 All rights reserved. 연락처 : 010-6210-7016 E-Mail : shinisone@hanafos.com